'프로페셔널'은 짧게 '프로'라고도 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어떤 일을 전문으로 하거나 그런 지식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고 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프로들이 있다. 미용실에는 헤어디자이너가 있고, 식당에는 셰프가 있고, 연구소에는 연구원, 병원에는 의사, 스포츠에도 프로선수가 있고, 책을 쓰는 작가나, 노래를 부르는 가수 등등. 사람들에게 필요한 만큼 많은 수의 직업이 있다. 그리고 그 직업의 수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프로가 존재한다. 모든 직업에는 그 직업의 프로가 있기 마련이니까.
직업은 어떤 분야에 문제를 풀어주고(어떤 가치를 주고) 돈을 버는 일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벌고 있지만, 모두가 프로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직업인과 프로의 차이는 무엇일까. 문제를 더 잘 풀어주는(더 큰 가치를 주는) 존재 그래서 돈을 더 많이 버는 존재다. 프로는 직업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프로는 어느 순간 직업인을 뛰어넘은 존재가 된다. 그게 어느 순간일까? 그게 언제 일까?
스스로 프로라고 믿게 된 그 시점에서부터 프로가 된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프로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 직업을 해온 기간이라던지, 그래서 얻게 된 지식과 기술이 프로를 만드는 게 아니다. 그런 기간과 지식과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자신에 대한 믿음이 프로로 만든다.
사실 그 믿음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믿음이란 건 형태가 없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프로라는 믿음을 가지려면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서 믿음을 단단하기 위한 과정을 끊임없는 밟게 된다. 만들어내야 할 이상적인 결과가 무엇인지, 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뭔지, 결과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상황들과 대처법이 무엇인지를 안다. 그리고 아는 것을 넘어서서 그걸 실행해 낼 수 있다.
구체적인 예가 없으면 재미가 없으니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보통 글이라면 먼저 나와야 흥미를 끌 수 있는데..)
최근에 재미있게 시청한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 주인공 의사 교수들과 후배 레지던트들의 케미가 있다. 1) 흉부외과 김준환 교수와 도재학 레지던트, 2) 소아외과 안정원 교수와 외과 장겨울 레지던트, 3) 산부인과 양석형 교수와 추민하 레지던트, 4) 신경외과 채송화 교수와 안치홍 레지던트. 각각 색다르지만 기분 좋아지는 케미를 보여주는데 이들 사이에 공통적인 장면들이 있다. 이 드라마에서 전형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데, 후배 레지던트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주인공들이 방법을 알려주거나 실제로 상황을 해결해 주는 장면이다. 그런 장면들을 프로와 직업인의 경계를 보여주는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주인공들은 모두 교수로 모두 자신의 분야의 프로지만 예전에 그들도 레지던트였을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지식과 실력에 자신이 없었을 것이고, 프로라는 믿음도 적었을 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험을 쌓았고, 알고 있는 지식과 기술이 늘고 상황에 대한 판단과 대처 능력이 올라갔다.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되고 실패에도 대처해나갈 수 있게 된다. 프로가 된 것이다.
그런데 그런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은 너무나도 자주 다시 찾아온다.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두려워지기도 하고, 처음 맞이하는 새로운 상황에 맞닥드리고, 때로는 실패를 하기도 한다. 프로는 그런 믿음이 흔들렸을 때 제대로 대처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믿음을 지켜낼 수 있는 사람이다.
믿음이 중요한 이유는 계속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자신이 프로라고 믿지 못하면 그 일을 계속해나갈 수 없다. 스스로 프로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야 그것을 지켜내려고 노력할 수 있다. 그래서 꾸준히 공부하고 기술을 연마하고 좌절했을 때는 힘겨워다가 위로받고 응원받고 다시 일어서도 한발 나아가고 그러는 거다.
프로는 믿음을 가지고 계속해서 나아간다. 나도 내가 하는 일의 프로를 꿈꾸기에 프로라는 믿음을 꾸준히 만들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