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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강한 킴진지 May 27. 2020

한계를 넘는 그 느낌. 성장의 느낌.

200527

운동을 하다보니 한계를 넘는 느낌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인생에서 이런 느낌을 알게 된 것을 기억하고 싶어 글로 남기기로 했다.


얼마 전 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여름이 오고 있으니 말이다. 봄이 오면 꽃이 피고 겨울이 오면 눈 내리듯, 우리는 여름이 오면 다이어트를 한다. 여름 바다를 배경으로 멋지게 가꾼 몸매를 당당하게 드러내보일 상상을 하면서. 늘 꿈은 찬란하다. 생각만해도 눈이 부신다. 좋아. 몸을 만들기로 마음 먹었다.


목표는 매일 운동 할당량을 채우는 것. 힌두푸시업 100개, 레그레이즈 100개, 윗몸일으키기 50개, 스퀘트 100개, 캐틀벨 60개를 하기로 한다. 지금 다니고 있는 체육관 관장님이 추천한 코스와 목표치를 바탕으로 했다. 100개를 쪼개서 해나가면 된다고. (헬스장 기구를 가지고 하는게 몸 만드는게 빠르다고 하셨다. 근데 집에 없으니...) 100개라는 숫자가 쉬워보이기도 하고 어려워보이기도 했다. 하기 전부터 벌써부터 약간 하기 싫은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시작하기로 했다.


처음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먼저 100개를 5세트로 나눠서 시작하기로 했다. 20개씩 5번을 하는거다. 다른 른 운동보다 힌두푸시업이 힘들더라. 첫날에는 20개씩 4세트밖에 하지 못했다. 5세트를 다 하지 않고 적당히 끝냈다. 첫날에 무리를 하면 않아눕게 된다는 것을 많이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다음 날에도 쉽지는 않았다. 힘들면 잠시 쉬면서 모든 운동을 100개씩은 했다. 다른 운동은 괜찮았는데 역시 푸시업이 힘겨웠다. 20개하고 쉬었다가 5개를 더 해서 25개를 채웠다. 제일 죽을맛이었다. 25개씩 4세트씩 모든 운동을 하는데 1시간은 걸렸다.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게다가 계속 힘들다고 생각하면서 꾸역꾸역하니깐 고역이였다.


그래도 계속했다. 매일 1시간씩 꼬박꼬박 운동을 하고 일주일쯤 되니까 몸이 굉장히 피곤하더라. 하루정도는 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래도 몸을 움직였다. 어제가 특히 제일 피곤했었는데,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수량을 채웠다.


하면서 약간의 팁이 생겼다면 '못하겠다는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힘들다'는 생각이나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라치면 에잇하면서 그냥 몸을 움직여본다. 또는 '1개만 해보자', '1개는 할 수 있잖아' 스스로에게 말하며 1개를 해본다. 사실 나에게 하는 뻥이다. 나를 속여서 일단 움직이면 1개보다는 많이 하게 된다. '20개 남았다'거나 '15개만 더하면 돼'라고 생각하면 몸이 멈추는데, '1개만 하자'고 하면 몸이 움직이더라.


오늘은 11일째가 되는 날이었다. 전날과 달리 이상하게 컨디션이 좋았다. 푸시업을 하다보니 내 한계를 넘어버렸다. 내가 한번에 할 수 있는 푸시업의 한계는 어제까지 25개였다. 부들거리면서 겨우겨우해야 25개를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가뿐하게 30개를 하게되었다.  어제까지 생각도 상상도 못한 일인데 오늘 내가 그냥 해버리게 되었다. 어제는 20개에서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오늘 할때는 이 정도는 당연히 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너무나 신기한 경험이다. 이제 1세트에 30개씩 할 수 있게 되었고 새로운 한계치가 되았다.

 

이렇게 이렇게 한계점을 넘는거구나. 하고 깨달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그동안 운동을 하면서 근육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고 그게 쌓여서 힘이 폭발한 것 같다. 별로 실력이 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서 중간에 그만두었으면 이런 경험을 하지 못했겠지. 쌓인게 한계치를 넘으면서 실제 푸시업이 수월해졌고 심리적인 장벽도 없애주었다. 나의 푸시업 능력치가 100회에서 120회으로 증가하는 순간이었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했다. 변화가 바로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매일 하는 노력은 계속 쌓인다. 어느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 선다. 그렇게 나는 성장한다.


앞으로도 한계를 넘어 또 성장할거다. 이 느낌을 꼭 기억해야지. 당 떨어질때 먹는 초콜릿마냥 한계에 부딪힐때마다 한번씩 꺼내 먹어야지. (끝.)



(글 쓰는 삶으로 전환하기 위해 그냥 글을 써보려고 한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완벽주의자 놈이 내 안에 있어서 자꾸 미루게 되는데, 그런 것 신경쓰지 말고 매일 조금씩 무슨 글이라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갑자기 맥주가 땡겼는데, 쉽게 나에게 맥주를 줄 수 없다. 다이어트를 시작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맥주를 마시려거든 글을 하나 써야하고 그러면 나에게 맥주를 허하기로 했다. 그럼 글을 다썼고 퇴고도 한번 했으니 이제 나는 맥주를 마시러 가련다. 그리고 또 내일 운동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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