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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터 Feb 17. 2024

단순 반복업무와 가치를 만들어 내는 전략적사고 사이에서

계획적 업무비중 배분이 필요한 이유

며칠 전, 회사에서 작년 근무활동에 대한 인사평가를 받았습니다. 


여행업은 2020년부터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했기에,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인사평가를 받은 이후 약 4년 만에 받은 인사평가였습니다. 무릇 직장인의 인사평가는 각 직무별로 KPI 형태의 목표를 설정하고, 한 해가 지난 후 목표 KPI 대비 정량적/정성적 성과를 측정하여 종합적인 평가를 받게 됩니다. 각 지표 별로 비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정량적인 데이터가 좋게 나와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받은 평가라, 평가의 결과를 떠나서 월급을 받는 근로소득자로서 평가결과에 비추어 작년 한 해의 업무활동에 대한 피드백을 해보게 됐습니다.


현재 법인고객사를 대상으로 국외출장 및 MICE/연수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으로서 작년 한 해는 단순 반복적으로 하는 기계적인 업무가 많았던 거 같습니다. 여기서의 반복적인 업무란 고객의 문의에 대한 안내를 위해 견적을 확인하고, 안내하는 활동들의 연속을 말합니다. 코로나 이후, 기업에서도 코로나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가지 못했던 국외출장을 확대하고,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늘리게 되면서 예산 측정 및 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문의들이 대폭 늘었습니다. 여행사 법인영업의 전체적인 과정에서 중요한 과정이고, 충분한 확인의 시간을 들여야 하는 부분이긴 했으나 당장의 정량적인 매출 성과로는 나오지 않는 특성도 있었습니다. 무언가 계속하고 있으나 결과치 측정을 해보았을 때 보이는 지표가 없는 부분이었죠.


또한 이런저런 견적에 대한 문의들이 대폭 증대되고, 여행사 인력수는 코로나 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기에 직원 한 명당 처리해야 하는 업무량이 늘었던 배경도 있습니다. 견적을 알아봐 주는 데 비용을 받지는 않기에 3~4군데 이상 지역의 견적을 봐달라는 문의, 문의 요건이 매우 추상적인 문의 등 이런 건들을 반복해서 기계적으로 응대하다가 퇴근을 할 때면 현타가 오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정량적인 결과도 잘 만들어지지 않았죠. 이런 감정을 느끼면서 퇴근할 때마다 직업인으로서 중장기적인 나만의 성장 전략은 무엇일까? 에 대한 생각들을 많이 했던 거 같습니다. 그 고민의 핵심엔 제대로 서비스해 주고, 제대로 가치를 받을 수 있는 진성고객을 늘려야 한다는 판단이었죠. 이런 진성고객을 만드는 데는 시간도 많이 걸릴 것이고 단순히 고객이 물어보는 것을 응대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주기적인 대면미팅을 통해 고객사 산업에 대한 변화상을 이해하고 고객사의 관점에서 필요한 여행사의 서비스를 제안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정도의 관계활동이 필요했습니다. 미팅 번도 예사로 하는 게 아니라 꽤나 깊이 있는 스터디와 구체적인 제안이 필요한 파트였죠. 


하지만, 돌이켜보면 장기적으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전략적 사고의 이런 활동들을 충분히 못했던 게 아닌가 회고해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핑계일 수 있지만 반복적인 업무들은 하나같이 급했고 빨리 처리해야 하는 경우들이다 보니 근무시간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무언가를 스터디하고 진득하게 제안 내용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퇴근 후에라도 이런 기획을 위한 활동에 시간을 투자하고 제안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했어야 했는데 생각만큼 진행이 안 됐던 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상황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었고 그에 따른 반사이득도 있었기에 나름의 평가는 받게 되었지만 이러한 회고를 통해서 종합적으로 내린 결론은 한정적인 업무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계획적 업무비중 배분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단순하고 반복적이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고, 실질적으로 매출을 만들어주는 주요한 활동들이기에 전체 업무시간이 '100'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업무에 투자하는 시간과 일부 비중이라도 업무의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전략적 사고 활동에 쓸 수 있는 시간을 배정하여 체계적으로 업무역량을 높여나갈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하겠습니다. 또한 업무 툴에 대한 활용력도 꾸준히 익혀나가야겠고요. 직장인에게 평가는 곧 보상으로 연결되고, 장기적으로는 승진이랑도 연결됩니다. 이런 하나하나의 평가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겠지만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으로서 장기적으로 롱런하기 위해서는 생존을 위한 생산성과 성장을 위한 창의성을 겸비하는 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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