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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SIM Oct 01. 2023

마케팅의 천재는 아니지만요

저만의 모서리로 잘해내고 싶은 욕심은 있답니다

나는 작년부터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왔다. 관심을 가진 일은 다양했지만, 그중에서 특출나게 하고 싶은 일을 아직 못 만난 것 같다. 퇴사하기 전까지 나는 총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마케팅’이라는 명맥을 유지하며 직장생활을 해왔는데, 마케팅이란 것 자체에서는 일의 의미를 찾을 수 없어서 다른 일을 엄청 적극적으로 고려했었다. 특히 마케팅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 마케팅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기에, 브랜드에 열광하고 브랜딩을 사랑하는 여러 마케터들을 보면서 내가 탑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길게 해보지 않았고 넓은 범위의 마케팅을 해보지 않아서 그렇지, 내가 마케팅에도 많은 잠재력이 있을 수 있는데 스스로 나의 재능을 평가절하한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나는 내가 최고가 될 수 있는 분야에서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싶다. 아직 마케팅에는 그런 떡잎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이 느껴지지만, 내가 가진 인문학적 소양과 그동안 길러온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활용해서 ‘남다른’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 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존재 가치가 있지 않을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터라면, 생각만 해도 멋지다. 나도 어쩌다 보니 잘 맞는 일과 만난 사람이었고,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하며 살아갈 사람이라면, 마케팅은 나의 첫사랑일 것이다.

다시 생각해 보니 마케팅의 역할과 기능은 내가 정의하기 나름인 것 같다. 단순히 기업의 매출 증대를 위해 펼치는 활동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수단이라면, 그들과 공감할 수 있는 길이라면, 나는 마케팅 안에서도 큰 의미와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마케팅이란 걸 왜 이렇게 협소하게 생각해 왔는지. 물론 내가 한 경험이 너무 한정적이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는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마케팅이라는 일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내가 하는 마케팅을 아름다운 것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나는 나만의 각을 세워야겠다. ‘사람을 향하는 마케터‘로 나 자신을 포지셔닝하고 브랜딩해야지! 그리고 앞으로 마케터의 시각으로 나의 세상을 바라보며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해야겠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생각을 정리해 보자면, 내가 하고 싶은 ’사람을 향하는 마케팅‘은 기업의 판매 이전에 사람이 있는 것이다. 사람이 원하는 걸 가져다 주는 게 바로 마케팅인 것이다. 그 사람은 고급스러운 취향을 갖고 있기에, 마케팅은 인간의 인간됨을 더 풍부하게 만드는 예술적인 행위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마케팅이 되어야 내가 일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가장 좋지 않은 마케팅은 소비자가 지갑을 열도록 부추기는 것이다. 마케팅과 세일즈는 단순히 돈의 교환이 아니라 영혼의 만남이 되어야 한다. 자신의 영혼이 따뜻하게 채워졌다는 느낌을 받을 때 사람들은 그 가치에 맞는 값을 지불할 것이다.

외로운 영혼들이 많은 냉랭한 현대 사회에서 나의 존재 이유와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느끼게 도와주는 것이라면, 사람들은 어떤 것에든 충분한 값을 지불할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 주는 방법은 주로 아마도 예술 작품일 수도 있겠고 심리상담일 수도 있겠지만, 마케팅으로도 충분히 사람의 마음에 도장을 찍을 수 있다고 이제는 믿는다. 나는 앞으로 전보다 넓은 시각으로 그 방법을 찾아갈 것이고, 어쩌면 내가 그토록 원하던 ‘창의적 혁신’도 마케팅에서 이뤄낼 수 있을지 모른다. 업계에서 탑 플레이어는 될 수 없지만 키(key) 플레이어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내가 추구하는 이상을 마케팅을 통해 현실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의미 있는 마케팅‘을 전 세계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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