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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기환 Mar 06. 2020

특이한 사람

특별한 사람



  그는 자신이 사랑을 위해서 뛰고 있다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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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으로 살아갈 때 꼭 필요한 것,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는 가치인 사랑을 느끼기 위해 맨발로 아프리카를 뛰고 있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그는 사랑을 기반으로 한 사람 사이의 연대가 세상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해보고 싶어 이번 여행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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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담하게 덧붙이길, 맨발로 걷는다는 기묘한 방법론이지만 우리 같은 젊은 세대들이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시도해보아야 한다고. 이전 세대가 만들어 놓은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이미 망해버려 돌이킬 수 없다고 인터넷에 불만만 늘어놓지 말고 비록 자신처럼 말도 안되는 행동이더라도 ‘세상을 조금이라도 좋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해보라는 것’. 이 문장을 뱉으며 그는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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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럼 사랑이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너무 광범위한 가치인데 이걸 내가 어떻게 이해해야하는 것인가? 또한 아프리카와는 어떻게 연결이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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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우리 도처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사랑이라고 말했다. 가령 우리가 이렇게 앉아서 대화할 수 있게 만든 것, 저녁을 함께 먹자는 제안을 거절하지 않고 내가 수락한 것 역시 사랑이라고 했다. 또 콜라에 꽂혀있는 빨대를 가리키며 생태계를 위해 빨대 사용을 하지 않는 것 역시 사랑, 감자를 한 입 씹으며 감자를 음식물 쓰레기로 만들지 않는 것도 사랑이며 웃으며 가족들과 주말 시간을 보내는 것도 사랑, 아까 네가 물어본 그 흑인 친구도 사랑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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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펨바에 도착해서 만난 그 흑인 친구는 닉이 맨발로 뛰는 이유를 듣고선 근사한 롯지를 알고 있다며 안내를 자처했다고 한다. 물론 물질적인 보상은 일절 요구하지 않은 채로 말이다. 이렇듯 사랑은 도처에서 공기처럼 흔하게 존재하는 것이라고 닉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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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고 많은 지역 중 굳이 아프리카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그는 대답하길, 사랑에 대해 기민하든 무지한 사람이든 모든 사람은 사랑으로 둘러싸여 살고 있으나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에는 사랑과 연대와 같은 가치들이 존재하지 않는 줄 안다고, 그래서 그들에게 아프리카에도 연대와 교감,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닉은 위험 때문에 여행자들이 일반적으로 가지 않는 남수단도 갈 것이고 콩고, 중동에도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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