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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쟁 May 13. 2022

30대 아이 셋 아줌마는 왜 운동을 시작했는가

헬스장 입문기

 이대로 살 수 없다!! 봄여름 옷을 정리하다가 옷가지를 내팽개치듯 접으며 속으로 외쳤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여름옷을 정리하면서 맞는 옷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끼워 들어가긴 했으나 보기 흉한 핏감을 내 여린 마음이 감당해낼 수 없었다. 거울 속의 나는 울부짖는 사자와 같은 소리를 삼켰다. 운동을 해야겠어. 운동? 그야말로 전생이 있었다면 전생에 있었을법한 낯선 단어다. 나의 마지막 운동, 홀몸으로 운동해본 기억은 세 아이의 출산 너머에 있었다. 임신 개월만 30개월, 큰 아이가 만 5세이니 약 6,7년 전 일이다. 


 마침 남편이 아파트 단지 내의 헬스장을 끊겠다고 했다. 한여름 땡볕에도 유모차를 끌고 나가는 나와 달리 남편은 여름엔 에어컨 와 실내 생활만이 가능한 사람이다. 운동을 하긴 해야겠으나 야외활동이 두려운 이 남자는 결국 나를 동원해 정기권을 끊었다. 


 쇠질, 헬창, 무서운 용어들이 난무하는 일명 전 국민 득근 시대라지만 모두가 본업에 열중하는 대낮 아파트 단지 내 헬스장은 텅 비어있었다. 구석진 곳에서 뭔가를 열심히 닦는 하얀 러닝 차림의 나이 드신 남자분(일명 할아버지)만 있었다. 적막은 흥겨운 음악과 뉴페이스를 반겨주시는 트레이너 선생님의 밝은 목소리로 채워지고 나는 7년 만에 헬스장에 들어섰다. 쿵쿵 쿵쿵 음악소리만큼 내 심장은 뛰었다. 이대로 살 수 없다!! 피트니스센터에 들어서는 순간 달라질 뭔가가 예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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