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의 하루 일기
오늘은 오후 2시부터 4시간의 강의가 있는 날이다. 평균적으로 1시간 30분 강의가 대부분인데 4시간은 부담되는 시간이다. 이런 날이면 며칠부터 긴장이 된다. 아침 8시 집을 나서 KTX에 몸을 실었다. 2시간 30분 후 용산역에 도착했다. 다시 경인선 전철을 갈아타고 1시간 30분 달렸더니 하는 일 없이 피곤하다. 강의장 주변에서 칼국수 한 그릇으로 허기를 때웠다. 지쳐있던 몸이 다시 회복되었다.
강의장에 도착하니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어서 강의를 시작했다. 극장식 강의장으로 계단에 앉아있는 청중이 앞으로 엎어질 것 같았다. 위를 쳐다보면서 하다 보니 30분도 안되어 목이 뻐근해졌다. 한 계단 올라서서 진행하니 좀 나았다. 역시 공연장과 강의장은 다르다.
강의 섭외 중에 진행하는 측에서 당부한 것이 있다. '군 단위 공직자들이라서 참여도가 낮을 수 있으니 감안해 주라' 했다. 잘못된 정보였다. 뚫어져라 바라보는 강렬한 눈빛에 놀랐다. 마스크를 썼기에 입은 보이지 않지만 웃음 지으면서 공감하는 사람도 많았다. 휴식시간에는 명함을 요구하면서 다시 연락하고 싶다 했다. 동기부여가 된다는 의미이다.
6시간 이동하여 4시간 강의할 것을 걱정했던 며칠이 기우였다.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공감에 그동안의 걱정과 피로감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강사의 피로도는 거리와 시간이 아니라, 공감력에 달려 있다. 오늘도 삶의 의미를 하나더 배웠다. 이렇게 강사의 하루가 또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