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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체스에 대하여

영화보다 더 한

by 그레이스 강

산체스는 스패니쉬 이름으로서 스페인과 중남미에서 흔한 성이다.

빌런의 이름으로 내 머리에 각인된 산체스는 1989년 상영되었던 007 시리즈 'License to kill'에서 악역으로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

'티모시 달튼'이 007 배역으로 몇 편 안 찍었는데 그중의 한 편이다.

그 영화에서 주인공 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주었던 악랄한 프란츠 산체스.

특히 카메라 마사지도 없던 그 시절의 화면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귤껍질 같던 그의 피부가 역할의 잔인함에 더하여 소름 돋는 장면이 많았다.

007이라 하면 숀 코너리와 로저 무어, 최근에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로 활약을 했다.

단 한 편의 작품에 나왔던 '조지 레이젠비'.

티모시 달튼도 몇 편 안 하고 하차했는데 그의 작품 중 하나에서 나는 산체스라는 빌런의 존재를 통해서 그 이름을 접했었다.

내가 멕시코와 맞닿은 샌디에이고 근방에 살 때 멕시칸들이 정말 많아서 스패니쉬 이름에 익숙했었다. 아이들 친구 이름도 후안이나 미겔, 호세 등등.

아마존 회장과 결혼한 로렌 산체스가 멕시칸이거나 남미 계통의 후손인 줄 단박에 알았다. 특히 결혼식 클립을 보면 영화에서 흔히 보는 멕시칸 여자들의 얼굴 특성이 보인다. 광대뼈와 큰 입.

성형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성형이란 사고나 기형으로 인한 인체의 변형을 복구하기 위한 수술이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미용 목적의 수술로 진화하면서 다양해졌다.

미국의 성형은 주로 의료적인 목적으로 많이 하는데 반해 특이하게도 가슴 성형을 많이 한다. 물론 유방암으로 인한 전절제 후에 재건 수술은 필요에 의해서 한다.

사실 나의 안 사돈도 유방암으로 한쪽 절제 후에 몸의 균형을 못 잡아서 한 동안 고생했다.

그러나 적응도 되고 60대 후반이라 그냥저냥 살고 있다. 이런 의학상의 문제가 아니고 가슴이 많이 파인 드레스를 입어야 하는 미국 여자 연예인들은 가슴 성형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모양이 사발 얹어 놓은 것 같이 다 똑같아 보여서이다.

사실 한국의 성형술은 한국 사람에 맞는 기술의 발전일 것이다. 서양 사람들 보다 얇은 피부 조직과 상대적으로 가벼운 뼈의 질감이라든가 등등의 차이점과 가장 중요한 성형의 목적과 추구하는 모양들도 서양이 다르니.

60년대에는 쌍꺼풀을 하면 상스러워 보인다고 기피했지만 눈이 작아서 크게 보일 욕심으로 일본에 가서 쌍꺼풀 수술을 많이 했었다.

손재주 좋기로 유명한 한국 성형외과 의사들과 엄청난 숫자의 임상으로 이젠 나이 불문하고 약간씩 아니면 몽땅 갈아 끼워도 될 만큼 날로 성형술이 발전하고 있는 것이 해외에서도 피부로 느껴진다.

내가 캐나다에 살면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보통 사람들도 여자들이 티셔츠를 입을지언정 가슴골이 보일 정도로 많이 파인 옷을 입는다는 것이다.

어디 가서 물어볼 수도 없어서 지금까지도 의문인데.

가끔 한인 타운에 가면 요즘 젊은 한국 아가씨들이 어려서부터 발육이 좋아서인지 키도 크고 몸매도 늘씬한데 노르스름한 흰 피부에 가슴의 반을 드러낸 옷을 입었는데 급 어색하고 내가 눈을 어디에 둘 바를 몰랐던 적이 있었다. 동양인 체형에서는 글쎄?

그러다가 루브르 박물관의 그림에서 옛날 여왕이나 귀족 부인들의 옷을 보면 허리는 잘록하고 가슴을 올려붙여 거의 드러난 호화로운 복식 디자인을 보면 혹시...

조상들의 옷의 영향인가 속으로만 생각해 보았다.

답은 아직도 모르고 알 필요도 없이 계속 파인 옷들을 보면서 이젠 무심한 채로 살아간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서양 피부는 빨리 늙고 햇볕을 좋아해서인지

붉고 점이 많아서 희고 뽀얗지는 않은데도 하도 파여서 깜짝깜짝 놀란다.

건강미가 철철 넘치는 것은 너무 부럽지만.


남자들이 여자 보는 눈이 한두 가지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엄마 닮은 여자, 엄마와 반대 기질인 여자라든가 다소곳하거나 씩씩하고 도전적인 여자 등등 자기에게 없는 캐릭터를 추구한다든지 해서 사실 첫눈에 쌈빡한 외모에 반해서 결혼까지 가기는 힘들 수도 있다. 눈만 예쁘고 다른 부분에서 균형이 안 맞아도 그렇고 사실 고운 인상인데도 본인이 자신감이 없어서 위축되어 실제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각 사람의 개성과 매력을 내가 좋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좋아하란 법도 없고 정말 별로인데도 눈에서 꿀이 떨어진다고 비난할 일도 아니다.


옛말에 남자들이 돈을 벌면 마누라부터 바꾼다고 했다.

요즘은 그 말은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더 통하나 보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넷플릭스, 아마존등 세계 굴지의 회사 중에서 아마존 회장의 어마어마하게 호화로운 결혼식을 보는 보통 사람들은 나를 포함해서 일말의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그들의 천문학적 결혼 세리머니의 비용에 약소하지만 축의금은 냈다는...

축의금 액수 고민해 봤자 언발에

오줌 누기일뿐이지만 이미 온라인 뱅킹으로 다 보냈으니.

누구나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아마존택배 상자가 집 앞에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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