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인생 그냥 좀 삽시다

꿈도 계획도 없습니다

by 박진권

짧은 인생

그냥 좀 삽시다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교보재가 있는 것처럼 떠든다. 남에게 쉽게 조언하고 충고하는 것이다. 어쩐지 모두가 걷는 길에서 벗어난 사람을 기피하는 경향성을 보이기도 한다. 본인들의 충고가 통하지 않고, 그들이 가고자 했던 길을 용기 있게 걸어갔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섣부른 충고와 조언은 무지와 질투의 산물이다. 가만히 있어도 반 이상은 갈 수 있다. 남의 인생을 참견할 땐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박진권




꿈도 계획도 없습니다

20대의 나는 꿈과 계획이 있었다. 심지어 하루 단위로 세부적인 계획을 실행했다. 물 2L 섭취, 영양제 섭취, 단백질 섭취, 운동 5분할 1시간, 독서 1시간, 작문 30분, 공부 30분, 산책 30분 등 하루 계획을 매일 실행해야만 했다. 출근하지 않는 주말은 더욱 심했다.


꿈과 계획은 개인의 만족이다. 타인에 대입할 게 아니고, 강요할 문제도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어떤 우월감을 가지고 있었다. 꿈 없는 사람을 은은하게 무시했고, 계획 없는 인간을 속으로 경멸했다. 현재 내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의 인간을 명확하게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말할 수 있다. 과거의 나라고.


나는 아직도 꿈이 있고 계획이 있다. 물론 하루 단위는 아니다. 그저 막연하지만 큰 꿈을 꾸면서 그곳으로 유유히 걸어가는 게 좋다. 혼자 자아도취 인생을 만끽하는 것이다. 그 이상향에 타인은 없다. 내 계획은 평생 글을 쓰는 것이다. 꿈은 한강의 기적처럼 ‘노벨 문학상’을 받은 전업 작가다.


미세 먼지와 안개가 없는 맑은 날은 밝은 낮에도 달이 보인다. 어쩐지 가까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먼 거리에 있다. 달려가면 금방 도달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내겐 꿈이 그렇다. 분명히 있는 걸 알고, 도달한 사람도 있지만 불가능한 꿈. 그럴 능력도, 의지도 없지만 막연하게 꾸는 꿈. 그냥 내 멋대로 설정해 두는 어이없는 꿈. 나는 그렇게 불가능한 꿈을 향해 걸어간다. 어쩌면 꿈을 향해 걸어가는 게 계획이고, 꿈일지도 모르겠다. 짧은 인생, 꿈과 계획이 있든 없든 재밌으면 그만 아닌가.


일반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행하든 삶에 대해 시시콜콜한 준비를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빈번하고 어리석은 일 중 하나다. 다시 말해 그런 준비를 하는 경우 아주 오래 살며 장수하는 것을 염두에 두지만, 그렇게 오래 사는 사람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또한 오래 산다고 해도 세운 계획에 비하면 인생은 너무나 짧다.-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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