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보복의 정당성

강성률_한국영화가 꿈꾼 복수들_마인드빌딩

by 박진권

사적 보복의 정당성


글·사진 박진권

도서 한국영화가 꿈꾼 복수들

저자 강성률

출판 마인드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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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은 어떤 상황에서 복수를 꿈꿀까. 대체로 가족이 해를 입었을 때 사적 보복을 감행하고자 한다. 법에 맡기지 못하겠으니, 직접 단죄를 가하겠다는 심산이다. 웹툰 원작 비질란테는 드라마 흥행도 성공적이다. 어릴 적 깡패의 묻지 마 폭행으로 어머니를 잃은 주인공 김지용(남주혁)은 낮에는 경찰대학교 수석, 밤에는 죗값을 치르지 않은 범죄자들을 죽음으로 인도하는 사도가 된다.


극 중 경찰 조헌(유지태)은 비질란테를 잡아 죽이려고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반역자, 김지용. 죽어라! 비질란테는 죽어서 여기에 묻자. 임관해서 나와 함께 일하자.” 김지용이 답한다. “세상이 저를 뭐라고 불러도 상관없습니다. 저에겐 소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선배님께 증명하겠습니다. 불법이 거악을 잡는 모습을.”


조헌도 완전무결 청렴 경찰은 아니다. 자기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서 폭력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다만, 범죄자는 반드시 감옥으로 인계한다. 반면, 김지용은 법과 교화를 믿지 않기에 조헌보다 한발 더 나아가 범죄자를 직접 처단한다. 조헌이 다크히어로(dark hero)라면 김지용은 안티히어로(anti hero)에 가깝다. 범죄자의 마지막을 어떻게 인도하는지에 따라서 조헌과 김지용은 첨예하게 대립한다. 김지용은 “악마를 죽이는 악마가 되는 것!”이라며 조헌에게 소리친다. 이어서 “선배님의 정의가! 진짜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면, 저도 선배님을 따르겠습니다.”라고 하지만, 조헌은 결국 적절한 대답을 미루고, 폭력으로 응수한다.


사적 보복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는 어딘가 곪아있는 것이다. 그 곪은 곳이 썩어 악취를 풍기고, 구더기가 들끓기 때문에, 각종 벌레와 들개, 하이에나와 까마귀들이 자신들의 정당성을 외친다. 망가진 정신과 억울한 감정 그리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욕망이 바로 복수고, 그것에 정당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사적 보복은 감행하지 않는 게 옳다. 감정적으로 공감하고, 감성적으로 보듬어도 결국 범법은 범법이다. 혹자는 ‘네 가족이어도 그렇게 말할 거냐!’라고 묻는다. 이 질문의 의도는 명확하지만, 그 답에 대한 당위성이 부족하다. 가족 일에 대해서도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내가 사적 보복을 지양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맹렬하게 비판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가족애 때문이다.


복수에 정당성을 따질 필요는 없다. 그 행위 자체로 범죄니까. 나 또한, 그 범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에 사적 보복이 필요 없는 사회로 발돋움 하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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