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아이들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분 일찍 일어난다. 부엌에 가 아침에 간단히 먹일 음식들을 준비한다. 수안이는 누룽지, 죽, 토스트, 주먹밥 돌아가며 먹고, 수현이는 죽이유식을 얼려두었다가 데워준다. 식사를 준비할 땐 늘 녹화된 새벽예배 영상을 유투브로 튼다. 그러면 아이들이 깨서 나온다.
아이들이 아침에 처음 듣게 되는 소리는 설교 말씀과 찬양이다. 나도 어릴 적 아침이면 엄마가 틀어둔 카세프 테이프에 녹음된 설교 말씀과 밥 짓는 소리를 들으며 깼었다. 그 소리를 들으면 '엄마가 집에 있구나' 느껴져서 마음이 평온했다. 20살이 넘어 서울에서 자취를 하다가 집에 내려오면 아침에 나는 그 소리가 깊은 안정감을 주었다.
어제는 수안이가 엄마는 왜 맨날 나한테 찬양을 불러주냐고 했다. 알고 있는 노래가 거의 찬양뿐이라서 그렇다고 답했는데 실은 나도 엄마가 어릴 적 찬양을 많이 불러줬었다. 오랜만에 우리집을 방문한 엄마가 수현이를 앞에 앉히고 찬양을 불러주는데 나도 이렇게 큰 거구나 싶었다.
엄마의 DNA가 내 안에 콕콕 박혀 있다. 난 엄마보다 더 나은 엄마가 되고 싶었는데 이런 모습은 고대로 닮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깊은 안정감을 주는 엄마여서 고마웠다고 생각날 때 말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