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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우 Jul 16. 2020

새벽 한 시의 코인 세탁소

30분짜리 행복


 나는 매주 일요일, 새벽 한 시가 되면 코인 세탁소에 간다. 


 밤의 코인 세탁소는 글을 쓰거나 장면을 구상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냉난방이 제공되며불편하지만 노트북을 펼칠 공간이 있다. 처음부터 무언가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소수의 사람을 위해 설계된 공간인 것이다. 


 이게 다 들어갈까- 싶은 양의 빨래를 세탁기에 차곡차곡 넣는다. 세제는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투하된다고 적혀있다.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는 방법이 떠오른다. 냉장고를 열고, 코끼리를 넣고, 문을 닫는다. 물론 코끼리만큼의 빨래를 넣어서는 안된다. 적정량이 있기 때문이다.


  세탁기가 돌아가면 마음이 편해진다. 빨래가 끝나기까지 30분, 신기하게 머리 회전이 빨라진다. 아주 예전부터 떠올려온, <스스로 세탁기에 들어가 직접 세탁 버튼을 누르는 여자>의 이야기를 적어본다. 언제 끝날지는 모르겠다. 글재주가 없다. 문장이 되지 못한 피상적인 장면들은 운에 맡겨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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