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원의 문제행동 12 지성화
집단상담을 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집단원의 문제행동 중 열두 번째는 지성화이다. 지성화는 마음의 일을 머리로 해결하려다 보니 나타나는 방어기제이다. 감정을 마주하기가 고통스러워서, 혹은 살면서 감정을 마주하고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을 때 생길 수 있다.
마음의 일은 마음에서 풀어나가야 하는데, 자꾸 머리로 풀려고 하면 더 꼬이기 마련이다. 습관적 지성화 기제를 내보이는 집단원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도 감정 노출을 꺼린 채, 지적인 부분만 언급한다. 이는 감정에 저항하는 일종의 자아 방어의 형태로 일상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집단 내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성화를 자주 보이는 집단원은 자신의 감정을 직접 경험하는 대신에 궤변이나 분석적 사고와 같은 인지과정을 통해 감정과 생각에 직면하는 대신 자기가 소화하기 좋은 형태로 포장해버린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습관화된 사람은 결국 핵심적인 마음의 문제를 계속 외면하게 된다. 문제는 누적되고, 동시에 불분명해지면서 무기력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집단 내에서 이러한 형태를 보이는 집단원이 있다면 천천히 풀면 된다. 불안, 위협, 불편한 감정과 충동을 꾹꾹 억누르느라 긴장된 사람의 마음을 열겠다고 날카로운 꼬챙이로 문을 따려고 하면 안 된다. 집단상담을 하는 지금-여기, 우리들은 서로에게 안전한 공간이 되어 준다는 것을 천천히 느끼게 하고 자신의 감정을 다루고 표현할 수 있는 기회와 방법을 제공해 주면 된다.
집단원의 문제행동은 책임감과 용기 대 무력감과 회피의 문제이다. 무력감과 회피-의존의 성향에서 책임감을 기르고 용기를 내는 것이 문제행동을 개선하는 도구이자, 집단 성장의 공동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