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아프고 덜 상처 받고 싶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얇은 실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어져 있는지 모를 정도로 얇은 실. 그래서 예상치 못했던 사람이 곁에 있기도 하고 어떨 때는 아주 쉽게 끊어지기도 하며 한번 꼬여버리면 잘라내는 것 밖에 방법이 없을 때도 있다.
나는 살면서 그 실을 자연스럽게 놓아버리기도 하고 어떨 때는 끊어버리기도 하고 꼬인 걸 풀고 싶어서 노력하기도, 끊어진 실을 이어보려고 애쓰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을수록 조금씩 그 실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방법을 배웠다.
포기가 빨라진 걸까, 현실을 알게 된 걸까, 아니면 관계에 지쳐버린 걸까. 어쩌면 전부일 수도 있겠다. 어떤 이유든 간에 관계를 포기하는 게 빨라졌고 마음을 주는 게 힘들어졌다. 같은 마음의 무게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관계는 내가 속한 사회 속에서 형성되고 그 사회를 벗어난 순간 대부분이 사라져 버린다. 어린 시절 친구, 학창 시절 친구, 대학교 친구, 직장 동료, 동호회나 교회 같이 어떤 사회 모임으로 묶인 사람들이 대체로 그렇다. 그때 그 시기, 장소, 그 나이 때라서 친해질 수 있었던 사람들. 그중에 아주 마음 맞는 일부만 곁에 남고 나머지 사람들은 한때의 추억으로 돌아가버린다. 오래 지나면 아예 기억 속에서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그걸 깨달은 순간부터는 관계에 연연하지 않게 됐다. 스쳐 지나갈 사람들에게 굳이 내 감정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그 사실이 씁쓸하면서도 다행스럽고 슬프면서도 기쁘다. 조금 덜 상처 받고 조금 덜 아플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