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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스모먼트 Dec 30. 2022

겨울 바다 스쿠버 다이빙 썰

12월의 바닷속 탐방


스탭 일을 시작하고 두 번째 휴일, 날씨가 엄청 좋았다.


그래서 이날 뭘 하면 좋을지 고민했는데 제주 바다는 수온이 따뜻해 겨울에도 스쿠버 다이빙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12월에도 스쿠버 다이빙을 할 수 있다고?“


그렇지만 그냥도 추운 겨울에 바다에 입수한다…? 아무래도 조금 미심쩍어서 사장님께 물어봤다.


“사장님, 혹시 스쿠버 다이빙 하신 적 있어요?”

“그럼요~ 당연하죠. 저 자격증도 있어요.”

“헐 진짜요? 오… 그럼 혹시 진짜 겨울에도 스쿠버 다이빙 가능해요??”

“네! 겨울에도 슈트 입고 들어가면 괜찮아요!”

“와 대박.“

“저 아는 업체 소개해줄까요? 조금 할인해줄 거예요.“

“와 진짜요? 좋아요!! 감사합니다.”


물어볼 때는 분명 호기심이었는데,

추천해주신다는 말에 냉큼 스쿠버 다이빙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렇게 스쿠버 다이빙 하는 당일,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이동했더니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근처를 산책했다.

맑은 제주의 풍경들


맑은 하늘과 바람이 통과할 수 있는 돌담이 인상적인 풍경들을 지나 저 멀리 한라산이 보였다.


“와… 정상이 그냥 맨눈으로 보이네.”

“이 정도 날씨면 물 진짜 따뜻하겠지?”


시간이 되어 다이빙 센터에 들어가자 각종 슈트들이 곧 스쿠버 다이빙을 하게 될게 실감 났다.

곳곳에 놓여있던 스쿠버 다이빙 장비들


“대박… 떨려.”


살짝 긴장한 채로 이런저런 유의사항과 도구 사용법 등을 듣고 난 후 슈트로 갈아입었는데, 진짜 아무 생각 없이 수영하던 때의 버릇으로 물을 묻혀 입으려고 하다가 너무 입기 힘들어서 고생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냥 물 안 묻히고 갈아입는 거였다.)


그리고 드디어 입수 시간!


바로 잠수하는 게 아니라 숨 쉬는 법을 연습하려고 스노쿨러만 끼고 바다에 들어갔는데 진짜 하나도 춥지 않았다.


“하나도 안 춥네?”


강사님과 함께 다이빙 부표 쪽으로 갔는데


“이 부표에서 우리가 들어온 계단까지 발차기 연습을 할 거예요.”

“네넵!”


발차기 연습을 시작하려는 찰나, 강사님의 드라이 슈트에 구멍이 나 물이 들어오는 걸 발견했다.


“앗, 잠시만요. 제 슈트에 구멍이 나서 물이 들어오네요.”

“금방 옷 갈아입고 올 테니 잠시만 계단에서 대기해 주실래요?”


그래서 강사님을 기다리는 동안 계단에 앉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는데 새파란 바다의 빛이 너무 예뻐서 좋았다.


“제주는 진짜 에메랄드 빛이든 파란빛이든 모든 바다가 다 예쁜 것 같아. 검은 현무암이랑 어울러서 더…”


그렇게 바다를 보고 있는데 다이빙 옷을 입은 내가 신기했는지 위에서 바다를 구경하던 사람들이 춥지 않냐며 말을 걸어와서 간단히 한두 마디 스몰톡을 하다 보니 어느새 강사님이 돌아오셨다.


강사님과 함께 발차기, 호흡법을 연습하고

드디어 진짜 바다로 내려가는 시간!


산소통을 등에 매는데 생각보다 더 무거운 산소통의 무게에 놀랐고 허리에 찬 웨이트가 골반을 눌러서 조금 아팠다.



그러나 바다로 들어가자마자 산소통의 무게와 웨이트의 감각은 느껴지지 않았고 편안하게 다시 부표로 가서 바닷속으로 잠수했다.


이퀄라이징*이 잘 될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됐다.

*이퀄라이징 : 외부와 내부의 압력을 같게 해 주기 위해 코와 입을 막고 숨을 내쉬는 것.


그렇게 내려가서 바닥을 딛자 기분이 진짜 이상했다.


“와… 나 진짜 바닷속에 있는 건가?”


처음으로 잠수해 본 바닷속 풍경은 마치 4D 바다 다큐 영상을 보는 것 같았다. 산호는 많이 없었지만 물고기 떼들이 돌아다니는 게 보였고 곳곳에 있는 미역들도 예뻤다.


내가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제주도답게 바다 아래에도 돌하르방에 있었다. 그래서 돌하르방과 함께 기념 샷을 찍고 수중 호흡, 마스크 물 빼기 등 다이빙 관련 미션을 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곳저곳을 강사님과 함께 돌아다녔다.


바닷 속 돌하르방


시간이 지나 슬슬 추워지고 산소통이 가벼워져 몸이 살짝씩 위로 뜨기 시작했다. 강사님이 올라가야 한다는 사인을 주셔서 그렇게 약 20분간의 바닷속 체험이 끝났다.


처음 해보는 스쿠버 다이빙은 그냥 신기함 그 자체였던 것 같다.


내가 바닷속에 있는 것도, 물고기들이 내 눈앞을 돌아다니는 것도, 언제 가라앉았는지 모를 하르방을 보는 것 고대 유적을 보는 것 마냥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겨울에 하는 다이빙이라는 게 더 색다를 경험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좋았다.


다시 센터로 돌아와서 씻고 나오자 귤을 주셔서 귤을 먹고 다이빙 증서를 받았다. 받아보니 너무 잘했다고 다이빙 신동 소리가 쓰여있어서 괜히 더 기분이 좋았다.

다이빙 수료 증서! 괜히 뿌듯하다ㅎㅎ




툰으로 그리는 제주 생활기를 글로 자세히 풀고 있습니다. 인스타툰을 보시고 싶으시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제주 한달살이 스쿠버 다이빙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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