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간 동안 적지 않은 회사를 다니려면 얼마나 많은 면접을 봤겠습니까!
그중 정말 기억에 남는 면접이 한 군데 있었습니다.
좋은 기억이라면 더 더욱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가장 기분이 나빴던 곳입니다.
외모, 성차별적인 얘기, 무시 등
면접을 보고 나온 현재가 2021년이 맞는지 의문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면접을 보는 내내 너무 불쾌했으나 정말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집에 오는 길 내내 부들거리며 친구와 수다를 떨어도 분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냥 똥 밟았다 생각해야지 라고 생각하며 맞이한 일요일.
면접관에게 메일을 받습니다.
'저희 사장님께 면접 상황 보고 드렸고 사장님께서 흔쾌히 승인해주시어
휴일 중 통보 드립니다'
어차피 안 갈 생각이었는데 주말에까지 이렇게 메일을 보낸다고????? 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생각해보다가 아무래도 말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도 면접관 본인에게가 아닌 그 회사의 대표인 분에게까지 요.
물론 그런 면접관 자질 없는 사람을 면접관으로 보낸 회사의 수준과 대표의 수준 또한 높지 않을 것이며,
자기들끼리 저만 이상한 사람이라 욕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제 억울한 마음은 전해야 제 분이 풀릴 것 같았습니다.
아래는 제가 그 회사에 보낸 메일 본문입니다.
개발자 면접을 영업대표가 본다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었는데
제 시간 써서 저기 인터뷰를 보러 간 시간이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깝네요.
위에 작성한 내용 외에도 인터뷰 보는 와중 '이사님'이라는 분은 저 뒤에서 코 골면서 주무시고 ^_^
그냥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불편함을 얘기했을 뿐입니다.
사실 제가 보낸 이메일 한 통이 많은 것을 바꾸어놓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크게 대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더 나은 세상, 더 나은 문화에 조금이라도 영향이 미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