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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마고 Jun 02. 2021

걱정 없이 마음이 편하고 싶다는 당신에게

「지지 않는다는 말,김연수」,「용수 스님의 곰,용수」


걱정은 불안할 때 잠시 찾아오는 손님


걱정하는 마음은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요? 걱정이 너무 많다는 당신에게 편지를 쓰다 말고 저는 사전을 뒤적거립니다. 걱정이란 ‘여러 가지로 마음이 쓰이는 감정을 의미하며, 불안한 상태 혹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기 위해 발현하는 감정 상태’라고 나와있어요. 저 또한 불안한 심리에서 출발해 두려움까지 동반하는 이 감정에서 자유롭지 못한 날들이 많지만 오늘은 용기 내어 걱정 동지인 당신께 전하는 글을 써 볼게요. 어느 책에서 읽었던 문장이 생각납니다. 불안을 없앨 수 없다는 걸 깨달으면 불안이 많이 사라진다고. 불안은 삶의 일부분이라고요. 여기서 불안을 걱정으로 바꿔서 다시 한번 읽어보세요. 


걱정도 삶의 일부분이라고 해석한 저는 생각을 약간 바꾸기로 했습니다. 걱정 없는 삶을 꿈꾸기 때문에 걱정하는 게 아닐까? 하고요. 걱정 없고 싶다는 것 자체가 이미 걱정이니까요. 오늘 소개할 김연수 작가의 에세이 <지지 않는다는 말>속에 비슷한 맥락을 가진 부분이 있어 소개합니다.  


달리기에서 스트레스란 실제적인 것이다. 숨이 차서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다든가, 무릎이 아파서 달릴 수 없을 때 스트레스가 생긴다. 그 스트레스는 당장 달리기를 멈추거나, 오랜 기간에 걸쳐서 연습을 하면 사라진다. 실제적인 것이니까 나타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내일 아침에 일어나 달릴 일을 생각해서 벌써부터 골치가 아프게 될 때 받는 스트레스는 원래 없는 스트레스다. 그래서 그런 스트레스는 결코 없앨 수도 없다. 원래 없는걸 어떻게 없애나? 생각만 고쳐먹으면 그런 스트레스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지지 않는다는 말> 149쪽



김연수 작가는 달리기를 통해 깨닫게 된 것들을 삶의 모습에 투영합니다. 그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이 아니라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삶의 우연 앞에서 기꺼이 흔들리고 세상의 기쁨과 고통에 민감한 마음이야말로 가장 건강한 마음이라고 말해요. 


나무와 새 들은 영영 맑은 하늘이란 있을 수 없다는 자연적인 사실이 있어서 세찬 바람과 축축한 둥지를 견딜 수 있었으리라. 모든 것은 변화하고, 모든 일은 지나간다는 그 자명한 사실 덕분에, 나무와 새 들은 그 사실로 이뤄진 나날을 그저 겪을 뿐이다. 맑은 날에는 맑은 날을, 흐린 날에는 흐린 날을 겪는다. (...) 마찬가지로  순간 달라지는 세계에서는 우리 역시 변할 때 가장 건강하다.

<지지 않는다는 말> 41쪽


무언가가 계속해서 살아간다는 건 조용하고 가만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적인 움직임에 가까울 거예요. 걱정 한 점 없는 고요한 마음도 내일이면 변할 수 있어요. 걱정 먹구름이 가득 낀 날이라도 내일이면 맑게 개일 수 있고요. 걱정도 불안도 어느 정도 내 삶의 일부이고 나는 유연하게 변화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걱정을 어느 날 잠시 들렀다 가는 손님으로 대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걱정 손님이 다녀간 뒤, 마음이 좀 더 편안하고자 한다면


마음을 어지럽히는 걱정들로부터 편하고 싶을 땐 확실히 잠시 멈추는 것에서 효과를 보는 것 같아요. 하던 일에서 잠시 쉼, 잠깐의 스트레칭, 너무 우울해질 때는 샤워하고 따뜻한 차 마시기와 같이 걱정거리로부터 멀리 도망을 갑니다. 보통 명상을 많이 추천하는데 명상에 익숙하지 않아 잡다한 생각이 밀려온다면 읽는 명상 같은 책 <용수 스님의 곰>을 펼쳐보세요.


큰일 났다고 생각하면 큰일 난 것입니다. 
별일 없다고 생각하면 별일 없는 것입니다. 
생각으로 별일을 만들고 생각으로 별일이 없는 것입니다. 
세상은 생각대로 비추어 줍니다. 
고통을 개념화하지 않으면 별일 없어요. 
좌절에 빠지지 않으면 별일 없어요. 
희망을 잃지 않으면 별일 없어요. 
판단을 내려놓으면 별일 없어요. 
별 개념 없이 앞으로 나가세요. 
우주가 속삭입니다.
별일 없어요. 
괜찮을 거예요. 
All is well. 

<용수 스님의 곰> 44쪽


당신은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무거울 때 펼쳐보는 책이 있나요? 저에게 <용수 스님의 곰>은 조금씩 아껴가며 여러 번 읽어서 접힌 귀퉁이가 참 많은 책,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어도 캄 다운 시켜주는 소화제 같은 책이에요.



걱정과 그것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원래는 없는 허상에 가까워요. 그러니까 보이지 않는 허깨비와 싸우느라 너무 지쳐버리지 말아요. 걱정하는 것만큼의 큰일은 걱정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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