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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미쓴 일단 해봐 Dec 06. 2024

가진 것에 만족하고

불평하지 않아요

오랜만에 개운하게 일어난 아침이었다.

며칠 째 머릿속을 맴돌던, '나는 힘들어'라는 생각이 사라진

아침이었기 때문이다.


자기 연민은 어떻게 시작될까?


우리 집이 부자는 아니지만

나는 우리 아이들이 이만하면 좋은 환경에 자라고 있다고 생각한다.

안락한 거처가 있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아껴서 학원을 보내주기도 한다.

어느 집이든 생활비와 교육비에 한계는 있듯이 우리도 그렇다.


심지어 우리 부부는 맞벌이를 하고 있음에도 번갈아 육아휴직과 단축근무를 하고

6시 전에 귀가를 하여 네 식구가 매일 저녁 식사를 함께하고 있다.


그래도 아이들은 아이들이라 간혹 볼멘소리로 묻는다.


"아빠 우리 반의 ㅇㅇ는 호주에 한 달 살기를 간대."

(아빠는 제주도 3박4일이라도 가보고 싶다)

"아빠 내 친구는 벌써 해외여행을 다섯 번을 가봤대!

나는 한 번도 못 가봤는데.. 우리는 언제 가?"

(아빠도 신혼여행이 마지막이란다)

"ㅇㅇ이네 놀러 갔더니 닌텐도가 있어서 너무 부러웠어. 우리도 사줘 아빠 제발."

(엄마 허락부터 받아봐)


다른 사람에 대한 부러움은 때로는 목표를 향한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불행은 타인과의 비교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비교를 멈추고 나에게 집중하는 일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아니 내게도 어려운 일이기는 하다.


사진: Unsplash의NEOM, Unsplash의Kristaps Grundsteins


그런데 뭐 아이들의 작고 귀여운 볼멘소리에 '비교'와 '불행'까지 말할 일은 아닌데..

다만 그런 느낌만은 알려주고 싶다.

친구들이 해서, 친구들이 가서 가는 게 아니라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나와 내 환경에 감사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이다.


이럴 때는

그 옛날 아이들이 다니던 어린이집에서 알려준 첫마디를 외쳐준다.


아빠 : "가진 것에 만족하고!"

아이들 : "불평하지 않아요!"


살다 보면 내 상황이 가장 힘들고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군 시절에는 우리 부대 군기가 제일 셌고

직장에서는 우리 회사 상황이 가장 엉망이었으며

내가 만난 상사가 다른 누구보다 최악이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면

정말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


아마도 이런 일은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일에 먼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가지고 있는 것, 이미 내가 받은 선물에 대해

의식적으로 자꾸 먼저 감사하는 습관이 언제나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불만도 욕심도 자꾸만 이어질 것이고

나 스스로를 괴롭히게 되지 않을까?


가진 것에 만족하고, 불평하지 않기.

설령 아주 작게라도, 잠시라도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기 위해

사실 나 스스로에게도 끊임없이 해주고 싶은 말이다.


표지사진: UnsplashKristaps Grundst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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