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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쓴 일단 해봐
Dec 10. 2024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야
힘든 일이 지금 와서 하는 말
올해 상반기에 힘든 일들이 많았다.
과도한 부채에 하마터면 정말 파산할뻔한 일도 있었고
갑작스럽게 두 아이의 건강에도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생겨
부모로서 가슴을 치며 깊이 마음 아파했던 시간도 있었다.
누군가에게 하소연하고 싶을 때에는
지방에서 편찮으신 부모님을 모시고 살아가고 있는
대학
교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다.
우리는 대학시절 국토횡단을 함께 했었다.
"제미쓴아 나도 부모님 두 분 모두 암 간병하느라 내려온 지 10년 넘었잖아"
"그치 정말 오래되었네. 가족이 아프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나는 그동안 몰랐었어. 이제 와서 너를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견디냐. 지금도 아버님 모시고 계속 병원 오가는 것도 그렇고"
"나도 힘들었지. 그래서 고향에 남아있는 친구들하고
얼마 전에도 술 마시면서 하소연도 하고 그랬다"
"잘했네. 이야기할 곳이 있어 다행이기도 하고"
"근데 내가 힘든 이야기를 꺼내니까 하나씩 자기 사연을 꺼내는데
우리 나이쯤 되니까 한 명도 빠짐없이 인생의 굴곡이 다 있더라.
20년 넘게 빚 갚고 있기도 하고 가족문제 때문에 여전히 수습하는 중이기도 하고.."
"..."
"너도 힘들었지. 너한테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너나 나나 우리가 나이 40 넘어서 이런 경험을 한다는 거는
반대로 생각하면 지금까지는 괜찮았다는 거 아니겠냐"
"니말도 맞다. 살다 보면 좋은 일 나쁜 일 다 오는 건데"
"어찌 보면 우리는 좋은 일이 먼저 왔어. 남들 다 겪은 굴곡을 이제야 겪는 거야. 나쁜 일이 더 일찍 더 크게 먼저 온사람도 많다. 니가 힘들지 않다는 게 아니고, 알지?"
사진: Unsplash의Edu Lauton, Unsplash의NEOM
굳이 따지자면 인생살이에 나보다 힘든 일이 더 많았을 그에게
덤덤하게 듣는 우리 나이 대의 이야기가
어떤 말보다 위로가 되었다.
이만하길 감사해야지
좋은 일들이 먼저 오고 나쁜 일들은 40이 넘어서야 천천히 왔다.
이제껏 기다려줘서 고맙다.
우리는 운이 좋은 편이었어.
표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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