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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estar 씨애스타 Nov 02. 2022

진정한 '자기 사랑'이자 선언,
자뻑이 아름다운 이유

eye Magazin 05 '자화자찬'과 '나르시시즘','자뻑'의 차이

‘자화자찬(自畫自讚)’은 자기(自己)가 그린 그림을 스스로 칭찬(稱讚) 한다는 뜻으로, 자기(自己)가 한 일을 스스로 자랑함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면 자기를 칭찬하는 것과 ‘자뻑’은 어떻게 다른가?


‘자찬’과 ‘자뻑’을 비교해보자. 자기 스스로 ‘自 self’는 같으니 결국 ‘찬’과 ‘뻑’의 차이다. 기릴 찬(讚)은 사전에서는 이렇게 나와 있다. 1. 기리다  2. 찬양하다(讚揚--) 3. 찬조하다(贊助--) 4. 돕다(=贊) 5. 인도하다(引導--) 6. 고하다(告--) 7. 밝다 8. 문체(文體)의 이름(공덕을 칭송하는 말). ‘뻑’은 우리말로 사전에서는 주로 '~가 뻑나다'로 많이 쓰이고 무언가가 고장 났거나 작동이 안 될 때 쓰는 단어로 나온다.


우리가 쓰는 ‘자뻑’의 ‘뻑’은 ‘뻑나다’로 쓰지 않고 ‘뻑가다’로 쓴다. 수고스럽지만 ‘가다’를 또 찾아보자. ‘가다’는 ‘관심이나 눈길 따위가 쏠리다.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장소를 이동하다. 말이나 소식 따위가 알려지거나 전하여지다. 어떤 상태나 상황을 향하여 나아가다. 한쪽으로 흘러가다. 동력원으로 하여 작동하다. 일정한 대상에 미치어 작용하다. 외부의 충격이나 영향으로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는 혼미한 상태가 되다.’는 뜻이 있다.


여기까지 찾아서 읽으니 이제야 ‘칭찬’과 ‘뻑이 가는 것’의 차이가 명확하게 구분이 간다. ‘뻑’은 칭찬을 넘어서는 일이다. 칭찬은 충격이나 혼미한 상태가 되지는 않는다. ‘김태희’의 미모를 스스로 하든 누가 칭찬하든 놀랍지 않다. 사실이라 누구나 인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칭찬에 관심이나 눈길 따위가 쏠린다는 것은 인정받지 못할 때 일어난다. 못생긴 개그우먼들이 자기 미모에 대해 칭찬을 넘어 경탄할 때 사람들은 웃는다.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뻑’이다. ‘뻑’은 ‘뻑간다’ ‘뻑이 간다’로 말한다. ‘간다’는 흘러가는 일이고 동력원으로 작동하는 일이고 일정한 대상에 미치어 작용하여 일정한 시간이 되면 일정한 곳에 이르는 것, 결국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뻑’은 ‘나르시시즘’과 구분된다. 나르시시즘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 또는 자기 자신이 훌륭하다고 여기는 일이다. 그리스 신화의 미소년 나르키소스에서 유래한 말로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나르시시즘은 유리 뒤쪽에 바른 아말감 때문에 투명함을 잃고 자기 모습만 비치는 거울이 되는 일이지 다른 것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그러니 다시 정리해보면 ‘자뻑’의 시작은 자기에게 빠지거나 취하는 일이라 ‘나르시시즘’과 비슷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일정 대상에게 미치어 작용하는 일로 차이가 난다. 검색을 하다 지드래곤과 탑이 부른 '뻑이 가요'란 노래를 알게 되었다. 현실적으로 이루기 힘든 성공을 거둔 두 사람의 자신감과 태도를 위트 있게 담아낸 노래라는데 그 가사 때문에 19금이고 방송 금지가 되었단다. 게봄 블로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을 일부 그대로 옮긴다.


뻑이 가요 뻑이 가 뻑 뻑
아주 뻑이 가요 뻑 뻑
아주 뻑이 가요 아주 뻑뻑뻑뻑 뻑이 가요
누가 보면 나도 몰래 뻑이 가요
아니 손이 가요 눈이 가요 넌 뻑이 가요


※ 여기서 '뻑'이란 '확 간다'란 뜻으로 누가 보면 '자뻑 할 만큼 멋있다.'란 뜻으로 해석 가능.
그럼 자동으로 '넌 뻑이 간다'라는 말에는 '내 등장에 넌 완전 빠진다.'란 뜻으로 해석 가능.


double double double (combo)
this ain't bubble bubble bubble bubble (gum)
너는 질겅질겅 우린 빙글빙글 


※ 여기서 더블은 두 사람인 지디와 탑을 가리킨다. 콤보라는 것이 연타 공격 따라서 두 사람이 합쳐 큰 힘이다란 뜻.
두 번째 버블은 우린 거품이 아니다 => 우리 실력은 과장된 것이 아니다. 란 뜻이고 너는 질겅질겅에서 지디와 탑을 씹는 대중을, 빙글빙글은 상관치 않는다는 뜻을 나타낸다.


내 짧은 속눈썹은 역겨운 스모키 화장과는 다른 타고난 여유


※ '요즘 스모키 화장하는 남자 가수, 남자 연예인들과는 다르게 스모키 화장 같은 거 안 해도 난 어차피 천연이니까 여유롭다'라는 뜻을 담은 걸로 해석.


이 가사가 방송금지에 19금이라 해서 선정적인 내용인 줄 알았는데 어디에도 그런 내용은 없다. 다른 사람들이 거품이라 말해도 질겅질겅 씹어도 상관하지 않는다. 짧은 속눈썹이어도 억지로 붙이거나 과장하는 스모키 화장을 하지 않는다. 왜? 나는 그럼에도 눈이 가고 손이 가고 너는 뻑이 갈 테니까. 누가 보면 나도 뻑이 갈  정도로 멋지니까... 말 그대로 ‘자뻑’이다. 그럼에도 그 당당함에 통쾌함이 느껴진다.


‘지용’을 ‘지 드래곤’이라 명명한 센스를 가진 남자 ‘지디’는 치마를 입어도, 남들이 가지고 싶은 명품에 마음껏 낙서를 해도 대중들은 환호한다. ‘동양인이 샤넬을 들어 사고 싶지 않다’는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샤넬의 수장 칼 라거 벨트의 뮤즈인 그는 가수인데도 행동, 말, 태도 하나하나가 세계 패션계에 영향을 미치는 스타다. 아, 그 영향력 때문에 19금인가?


<잘 그리면 반칙> 그림방 참여자들에게 캐릭터와 캘리에 내친김에 이모티콘도 만들어보라고 했다. 많이 팔리는 이모티콘을 열 종류 이상 만든 임선경 작가의 <읽으면 진짜 이모티콘으로 돈 버는 책> 특강을 들은 적 있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성공 비결의 핵심이라며 대학생 아들 이야기를 해줬다. 자기가 고생하는 것을 보고 아들이 2초 만에 그림을 그려주면서 “대충 해, 엄마. 그냥 이렇게 쉽고 간단하게 하면 안 돼?” 했단다. 아들의 못 그린 그림은 사람들의 환호 속에 대박 아이콘으로 등극, 이제 5개 아이템으로 늘어나 밀린 학자금 융자도 갚고 꿈이었던 유럽여행도 가고 차도 샀다든가?


‘못 그려도 좋다. 이런 그림을 좋아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누가 그림을 시간 들여 정성 들인 것만 좋다고 했나? 2초라도 좋다. 나는 못 그린 내 그림이 좋다.’이런 자뻑으로 만든 제제의 발 그림 2초 티콘은 이모티콘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역할을 했고 대충 그린 이모티콘들이 쏟아지게 만들었단다. 나도 그 이모티콘의 애용자다. 역시 ‘자뻑’은 영향을 미친다.


남들에겐 중요하지 않지만 나는 좋아하는 것을 넘어 꽂히고 빠진 것들이 누구에게나 있다. 그것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도 다 용기가 필요하다. 인식을 바꾸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모두가 지구가 네모라고 할 때 둥글다고 말하는 것은 손가락질을 당하거나 미치광이 취급을 넘어 목숨을 내놓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용기가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


그러니 ‘자뻑’은 일정 시간 지속되어야 한다. 그 지속성이 일정 대상에게 가서 영향을 미친다. 그것의 시작은 취하는 것이다. 취하고 지속적으로 빠지는 것은 미치는 것이다. 미쳐야 미친다. 그 미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자기에서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인한 변화 또한 사랑으로만 가능하다. 진정한 ‘자뻑’은 '자기 사랑'이자 선언이다. 그렇지 못한 ‘자뻑’은 '자기 자랑'으로 불쾌감을 주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피해를 주기도 한다. 


내가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자뻑’은 믿음에서 시작되고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자뻑’은 전도다. 좀 더 많은 사람에게 확산되는 ‘자뻑’은 복음이고 그것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면 ‘자뻑’의 은총이 내린 것이다. 그러니 사랑을 바탕으로 한 믿음과 전도와 복음이 있는 것이 진정한 ‘자뻑’이다. 이것이 내가 ‘자뻑’을 전도하는 이유다.


그러니 제대로 ‘자뻑’ 하시라! 복음을 전하고 은총을 내리시라! '자뻑'하는 당신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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