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구름 속의 산책’에는
고즈넉한 시골 포도밭이 배경입니다.
한자리에 둘러앉아 남자들은 음악을 연주하고.
여인들은 커다란 통속에서 손에 손을 잡고 포도를 밟는
전통방식을 보여주는데요.
이 영화엔 인상적인 장면이 또 있습니다.
포도에 서리가 내리는 걸 막기 위에
포도밭에 불을 피우고 날개옷을 입은 사람들이
날갯짓을 하며 포도에 온기를 모으는 겁니다.
전통방식을 고집하며 만들어지는 와인의 숙성과정은
세련되거나 혁신적이지는 않았지만
사람의 온기로 만들어지는 그 영화 속 장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사람의 온기로. 포도 농장을
따뜻하게 데울 수 있다는 점이 낭만적으로 느껴져서..였을까요?
가을은 그런 계절 같아요.
반소매 위에 걸친 카디건 한 장이 주는 포근함.
손에 쥔 따끈한 차 한 잔이 기분 좋은 시간.
잠시 잠깐이라도 따뜻한 게 좋아진 걸 보니,
가을이 오긴 온 것 같습니다.
하늘이 어쩜 그렇게 파랗고 예쁜지요.
아침 저녁 공기가 달라져서인가요?
요즘 가을은 하늘색마저도 좀 달리 보이네요.
오늘은요. 가을이 넌지시 건네는 삶의 힌트대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온기를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매일 별스런 기사와 험악한 기사가 쏟아지지만
가끔은 날씨 참 좋다는 이야기만으로도,
그렇게 우리의 삶이 별 것 아닌 일로도
따뜻하고, 포근해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