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을 만났고 일명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었다 말할 만큼 많은 일들을 버티고 싸우고 지나왔지만 여전히 사람과의 관계는 어렵고 늘 흔들린다. 그리고 아프다.
내가 맞고 네가 틀리다는 서로의 시선의 차이라는 이분법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나의 진심이 전해지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속상함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언제나 이젠 괜찮아라고 말해보지만 전혀 괜찮치 않음은 내 맘속엔 여전히 나의 진심을 넌 알았어야지 라는 서운함이 너무 크게 자리한 것임이 아닐지... 맞다. 그럴 거다..
진심이 무너짐을 느낄 때 난 또 나를 돌아본다. 왜? 내가 전달이 부족했나? 니가 그지 같아서? 아니다. 그저 나와 너는 다른 시선의 삶을 살고 있는 것뿐이다. 결국 내 진심을 굳이 상대방이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는 살짝 자조적인 자기반성으로 내 삶의 방향은 조금 또 그렇게 흔들린다.
돌아본 나의 길은 구불구불하다. 수많은 너와의 진심공방으로 오른쪽으로 흔들렸다가 또 작은 행복 하나에 왼쪽으로 흔들리며 그렇게 구불구불... 그러나 흔들림 속에서도 한 방향으로 걸었구나. 노력했구나 다시 날 다독여 본다.
생각해 보면 나 또한 너의 진심들을 얼마나 이해했고 받아들였으며 감사했을까... 아직도 구부려진 저 길 모퉁이 어딘가에 너의 진심들이 남아있겠지.
어쩜 우연한 순간에 서로에게 닿지 못한 마음들이 언젠가 또 다른 구비에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내 진심이 무너짐은 무너지는 게 아니라 흔들리며 걷는 내 삶 속 어느 모퉁이에서 다리 쭉 펴고 앉아 우연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어제 조금 오른쪽으로 흔들렸고 오늘 왼쪽으로 걸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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