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아부다비에서 유학을 한다는 것.
지금은 매일매일 지나가는 일상에 젖어들어 내게 주어진 감사한 기회와 독특한 환경을 잊고 있었는데, 더 무뎌지기 전에 기록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렸을때부터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다,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싶다 라는 생각이 항상 있었다. 고등학교도 유학을 위한 커리큘럼을 밟을 수 있는 곳으로 입학했지만, 평범한 목사 가정에서 매년 8만불 가까이 되는 미국 대학의 학비를 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악착같이 장학금, 국제학생들에게도 재정보조를 해주는 liberal arts college(학부중심 대학)를 찾아보고 이를 위주로 원서를 작성했다.
그래서 도달한 곳, 아부다비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던 1월, 메일 한 통이 왔다.
'Congratulations, you have been invited to the Candidate Weekend at New York University Abu Dhabi!'
뉴욕대학교 아부다비는 UAE정부의 어마어마한 재정보조와 교육기관 양성으로 인해 설립된 뉴욕대학교의 포털캠퍼스이다. 뉴욕대학교와 동일한 학위를 제공하지만, diversity를 매우 강조하는 설립이념에 따라 학생 선발을 따로 진행하고 정말 세계 모든 곳에서 학생들을 유치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듯 선발 과정에서도 Candidate Weekend라는, 학생들을 전액 지원하에 아부다비로 초청하여 3박4일간의 학교 소개 + 아부다비 투어 + 인터뷰를 진행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모두 사실이다.
위의 이메일을 받은 이후로 모든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2월에 나는 아부다비행 에티하드 비행기에 몸을 싣고 떠나고 있었다. 그리고 2주 후, 합격 레터를 받게 되었다.
그렇게 매년 학비와 생활비는 물론이고 학기별 용돈과 비행기표까지 제공하는 8만불의 장학금을 받으며, 아부다비로 대학을 가게 되었다. 너무도 감사한 결과였고, 내가 무엇을 경험하고 하게될지 전혀 가늠이 가지 않았지만, 그만큼 새로운 도전이었기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그렇게 지난 1년을 보냈고, 1년전에 비해 많이 배우고 조금은 달라진 것 같다. 일단은 하고 싶은 공부가 바뀌었고, 가치관이 약간은 변했으며, '혼자' 무엇을 하고 낯선곳을 다니는 것이 편해졌다. 이 공간에서는 아부다비에서의 대학생활과 배움에 대한 글을 쓰고, 순간순간의 감상을 기록하고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유학을 꿈꾸나 몇천만원의 학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유학 - 특히 미국 대학 - 을 '돈을 받고' 다닐 수 있는 경로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또한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아이비리그와 명문 종합 대학 외에도 훌륭한 환경을 제공하는 학교들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다. 나는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었으나 정보가 부족해 마음 졸였던 입시과정을 겪었고, 또 관련된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하는 여러 후배들을 만나면서 내가 가진 경험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귀한 정보임을 깨닫게 되었다.
조금 더 많은 얘기를 해주고자 이 공간을 만들었고, 앞으로는 나의 글을 통해 미국 유학을 꿈꾸나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이 시야를 넓힐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