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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의 김만수 Apr 06. 2022

장롱 면허의 꿈 -2-

병원에서 이름이 호명될 때 엉거주춤 일어나 어딘가 모자란 것처럼 구부정한 스텝을 밟으며 어색하게 진료실로 들어가 의사 선생님한테 인사를 건네듯, 연수를 시작하던 첫날 강사님과의 인사도 그러했습니다.

     

강사님은 본업이 카레이서라며 검증된 자기소개 후 현란한 언변으로 긴장한 낯빛이 역력한 쫄보 수강생의 긴장을 풀어주기 시작했고, 전 어느새 홀린 듯 시동을 걸고 밖으로 나가는 용감한 초보 운전자로 레벨업을 했습니다.

     

수업을 받는 나흘간 점차 운전 스킬과 자신감이 눈에 띄게 붙는 스스로를 보게 되니 정말 뿌듯했어요. 강사님을 잘 만났다는 생각에 마지막 수업 날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니 강사님은 본인이 한 일이라고는 용기를 준 것뿐이라고 하시더군요.

      

곰곰이 생각해보니 연수를 받기 전에는 스스로에 대한 극도의 불신이 있었는데 연수를 받은 후에는 불신이라는 감정은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자신감이 생긴 것을 알게 되었죠. 결국 운전 연수라는 명목 하에 심리치료를 받은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남들이 나에 대해 갖는 편견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바로 스스로에 대한 지독한 편견입니다. 남들이 뭐라던 내 갈 길을 갈 수 있지만,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은 자신을 잘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가고 싶은 길목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막아버리거든요.


나의 편견을 하나씩 없애나가다 보면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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