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쿵. 쿵"
부모님과 같이 살 적에, 나는 윗집 아이가 뛰는 소리보다 어머니가 빗자루로 천장을 치는 소리가 더 참기 힘들었다. 어른이 되어서 대체 왜 저러는 걸까..
"엄마 그만 좀 해. 그게 들리겠냐?"
나는 소리 지르고, 빗자루로 천장을 치는 행위가 별로 합리적이라 생각되지 않았다. 윗집과 마찬가지로 매너 없을 뿐이라고 여겼다.
"쿵. 쿵. 쿵"
이 소리는 15년의 시간이 지나, 신혼집으로 이사 온 지금 내가 치는 천장을 소리다. 물론 이 역시 전혀 합리적인 행동이 아니다. 그러나 그때의 어머니를 지금에 와서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다.
물론 나도 층간소음의 아주 큰 가해자였다. 동생과 나는 소싯적에 집에서 술래잡기를 했을 정도였으니까. 심지어 침대로 몸을 던지는 '앞뒤꽝'이라는 둘만의 놀이(?)도 서슴지 않았다. 악당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다. 우린 테러리스트였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705호는 얼마나 지쳤을까. 직접 올라오고, 인터폰으로 하소연을 해도 들어먹지를 않았으니 말이다.
층간소음은 영원한 고통이다. 그토록 아파트에 살고 싶었는데, 고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들어와 안락하게 쉬고 싶은데, 왜 이 작은 배려가 어려울까. 아 그렇지 나도 배려가 없었지..
어릴 적 내 잘못일까. 걸음마를 깨우친 윗집 아이의 잘못일까. 빗자루로 천장을 두드린 어머니의 잘못일까. 인터폰을 들게 된 아랫집 아주머니의 잘못일까. 아니면 방음 시공이 부실한 아파트 건설업체의 잘못일까.
아주 사소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의 굴레 속에서 오늘도 잠을 청해 본다. 얘야 그만 잠 좀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