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를 잡는 가장 쉬운 방법.
"은행에 모든 돈을 넣어두면 안 됩니다."
투자 강의나 유튜브를 통해 흔히 접하는 말이다. 대체로 정확한 지적이다. 일본처럼 저물가를 유지하는 국가를 제외하면, 은행에 예치된 자산은 매년 물가 상승에 따라 실질적인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물가가 빠르게 오르는 시기에는 그 감소폭이 체감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모든 자산을 즉시 투자해버려야 할까? 부동산, 주식, 암호화폐 등 다양한 투자처가 있지만, 물가 상승률을 초과하지 못할 경우 자산이 하락할 위험도 크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자산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불안감에 조급해져 성급하게 투자 결정을 내리게 된다.
특히 초보일수록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 기회는 예상치 못한 시점에 찾아오며, 필요할 때 현금이 묶여 있다면 적절한 시점에 자산을 배분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것은 투자의 본질적인 리스크 관리와도 직결된다.
내 경험을 하나 말해보자면, 코로나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던 시기, 매장에서 멀지 않은 곳의 아파트를 구매하려고 했다. 여러 매물을 비교하고 입지를 검토해 보았는데, 가격에 거품이 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당시 분위기가 아파트를 서둘러 매입하지 않으면 자산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불안이 팽배하는 상황이었지만, 매수를 보류했다. 다행히 아내도 이 의견에 동조했다.
그 결과, 약 2년이 지나 전국적인 부동산 가격이 조정기에 접어들었고, 특히 해당 지역은 거품이 빠지며 실질적 가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덕분에 가격대가 훨씬 높은 지역 내 가장 상급지의 아파트까지도 구매를 가능하게 했다. 이사를 하고 채 일 년이 지나지 않아, 부동산 가격은 거의 회복했다. 이 경험을 통해 급한 마음이 오히려 투자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점을 제대로 배우게 되었다.
모든 자산군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주식 역시 성급하게 진입하기보다는 시장을 신중히 살피고 여유자금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저점에서 추가 매수를 통해 평단가를 낮출 수 있는 전략적 대응을 준비하려면 현금 보유가 필수적이다. 지수 추종 투자자라 하더라도 하락 시점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여 회복 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런 전략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하락을 견디는 동안 기회는 전혀 없고, 리스크 크게 증가할 뿐이다.
우리는 신이 아니다. 어쩌다 한 번은 맞춘다 해도, 매번 완벽한 저점을 예측할 수는 없기에, 투자에서는 기다림, 분할 매수, 그리고 신중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다시 말하지만, 자금이 한 번에 투입되는 상황은 정말 조심해야한다. 언제나 대비할 수 있는 여유자금을 확보하여 기회가 왔을 때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기본적인 대응방안이 성공적인 투자로 가는 길임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