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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새 Apr 29. 2023

호수공원 경쾌하게 걷기

Rhythm & Blues & Hosu-Gongwon

*하단에 플레이리스트 링크를 넣어놨어요 :-)


누군가 일산을 잘 모른다고 하면 냅다 내던지는 키워드, 하나는 킨텍스, 하나는 호수공원이다. 일산 호수공원은 내게 각별하다. 김밥이나 유부초밥을 싸가지고 놀러 가던 봄 소풍 장소이자 교복을 입고 경직된 웃음을 띠고 있는 졸업 사진의 배경이며 선선한 밤이면 러닝화로 밟는 곳이기 때문이다. 석촌보다 율동보다 광교보다 가장 애정하는 이 공원은 인공 호수지만 꽃과 나무, 팔각정과 농구장, 걷기 좋은 코스가 잘 갖춰져 있다.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에서 유미가 살던 동네가 일산이었던 것이 생각난다. 익숙한 정류장과 동네 이름과 더불어 극 중 꽃축제를 가는 회차가 있었는데, 이는 실제로 매년 일산 호수공원에서 열리는 고양국제꽃박람회다. 찾아보니 97년도에 개최했다고 하는데 놀랍게도 나는 이때 현장에 있었다. 워낙 어렸을 때라 희미한 기억 속에 희귀한 꽃들을 구경했던 것 같다. 호수공원 근처에서 20년이 넘도록 살았지만 그 이후에 방문해 본 적이 없다. 분명 볼거리 많은 축제지만 인근 주민으로서 주차난과 도로에 정체된 차량을 보고 있으면 꽃박람회가 끝나면 가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요즘 날씨가 좋아 가끔 호수공원을 찾는다. 겨울에도 공원은 아름답지만 공원의 색채가 돋보이는 건 역시 이맘때부터다. 호수공원을 걸으면서 주로 듣는 노래는 역사가 워낙 오래되어 선정하기 어려웠다. 초등학생 때는 힐러리 더프나 웨스트라이프의 팝을 MP3에 넣어 들었던 것 같고 중고등학생 때는 델리스파이스와 요조, 에픽하이의 음악을 들으며 걸었다. 대학생 때는 호수공원과의 추억이 별로 없지만 직장인이 되고는 러닝을 하러 공원을 자주 찾았다. 아마 빠른 템포의 락이나 외국 힙합을 들었을 것이다.

호수공원에서 가장 자주 듣던 음악을 고르는 것은 포기했다. 그냥 요즘 날씨와 오늘 호수공원의 빛깔과 꽃박람회가 주는 경쾌한 분위기를 잘 버무려봤다. 친구처럼 앞으로도 오래갈 호수공원이니 그에 맞춰 최근 들었던 음악을 골랐다. 크게 한 바퀴 뛰기에는 좋지만 걷기엔 일산 호수공원은 조금 넓다.(5km?) 기분 좋아지는 음악과 함께 광장을 가로질러 팔각정을 지나 약식으로 한 바퀴를 리듬감 있게 걸었다.


* 총 2.5km / 소요 시간 38분

애수교 ⇢ 한울광장 ⇢ 팔각정 ⇢ 애수교

* Playlist [ 38: 41 ]

Mac Miler - Hand me downs [ 4:58 ]

Mindfreakk - Have you ever [ 3:53 ]

Sunset Rollercoaster - I know you know I love you [ 2:01 ]

Summer Salt - One last time [ 3:38 ]

Phum Viphurit - Softly spoken [ 4:26 ]

Baby Chair - Oh It's you [ 3:26 ]

Josh Fudge - Second date [ 2:27 ]

Rex Orange County - Amazing [ 3:29 ]

Prep - On and On [ 3:30 ]

ADOY - Simply [ 3:40 ]

Prep - The Kid [ 3: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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