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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lie Dec 15. 2021

양양 곶감과 브리치즈

간식으로 와인 안주로 좋아요

 장날이라 9번 버스를 타고 양양에 갔다. 속초에서 버스로 40분이 걸린다.


 가는 길에 대포항부터 설악해변까지 바다가 이어지는 구간이 있다. 7번 국도를 타고 설악산 입구를 지나면, 물치항부터는 양양이다.

정암 해변. 버스 안에서

  저번 장날엔 단감을 사왔었다. 한 주가 지나니 시장의 계절이 한 차례 바뀌었다. 대봉감을 한 박스씩 팔던 풍경이 사라지고, 꾸덕꾸덕 잘 마른 곶감이 나왔다.


 가마솥에 튀기는 옛날 통닭이나, 장이 서면 포장을 치고 파는 산나물 튀김집은 어느 계절에 가도 만날 수 있다.


<풍미>의 짬뽕. 점심만 하고 대기줄 있음
<재벌 호떡>의 녹차 호떡. 700원

 시장에서 육개장 칼국수, 짬뽕, 장칼국수같이 짭짤한 음식을 먹고나면, 은근히 단 맛이 당긴다. 상가 안 재벌 호떡에서 녹차 호떡도 하나 사먹었다. 종이컵에 담긴 고소한 행복은 단 돈 700원.


 오늘의 소득은 반건시, 쑥 가래떡, 그리고 감자 시루떡이다. 찬 바람에 겉면이 살짝 마른 곶감과 잘 어울리는 건 바로 치즈다.

 부드럽게 발라 먹는 리코타 치즈도, 고소한 크림치즈도 좋다. 이번엔 좀 더 단단하고 담백한 브리치즈를 골라봤다. 참치캔 크기에 가격은 5천원 안팎인데, 이 것도 캔에 들어있다.


 곶감을 반 가르고, 조각 낸 치즈를 넣는다. 반건시라 안은 홍시처럼 흐른다.

 달달한 곶감+ 담백 짭짤한 치즈의 조화.

맛있구나!

 같이 산 쑥 가래떡과 감자 시루떡은 오는 길에 먹었다. 따듯할 때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점심 먹을 때 감자 시루떡 먼저 먹었다.


 배가 불러서 낙산 해변까지 걸었는데, 쑥 가래떡을 오물 오물 먹으면서 가니 좋았다.


 남대천 옆으로 산책로가 나 있다. 봄이면 길이 온통 벚꽃으로 가득하다. 끝까지 걸으면 강이 바다와 만나는 게 보인다. 낙산대교가 보이면 거의 다 온 거다. 그쯤에 생태관찰로가 있는데, 갈대 밭이 멋지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갈매기 떼가 쉬고 있다. 해마다 양양 남대천으로 연어가 돌아온다고 한다. 저 모래밭을 어떻게 뛰어넘을까 궁금하다.


 오늘 만난 양양의 계절은 시원하고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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