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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bling Sep 20. 2022

퇴사하겠습니다.

이미 카드는 던져졌다.

퇴사라는 말을 결국 뱉어버렸다. 어떻게 근무를 마무리할지 협의하고 나니 정말 실감이 났다. 내가 진짜 퇴사를 하는구나.

허무함과 아쉬움보다는 새로운 길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좋았던 게 훨씬 컸다. 퇴사는 수입에 대한 불안정으로 가는 길처럼 보였지만 희망과 목표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정적인 월수입만 바라보며 머물고 싶지 않았다. 퇴사를 결심하기 전에는 회사가 잘 되었을 때 받게 될 보상이 커 보였는데, 회사가 경제적으로 점점 어려워지자 돈 자체에 집착하고 직원들을 위해 베풀지 않는 대표의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대표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고 회사 사무실 이전을 위해 수고하고 애썼던 직원들에게 말로만 "고생했어요. 우리 맛있는 거 먹어요~" 한 뒤로 2달 동안 회식도 그 어떤 보상도 없었다. 특히나 어떤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사무실 이전을 강행했는데, 이사를 하고 나니 세계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이유로 그 일은 아예 진행하지 않고 바로 돈을 벌 수 있어 보이는 다른 일을 하게 되었다. 바로 돈 벌 수 있을 거 같다며 시작한 일은 2개월이 지나도 아무런 소득이 없어서 대표는 전전긍긍한다.


이외에도 쌓인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지만 신뢰를 잃어버린 대표 주변에 남아있을 직원은 없었다. 다른 직원들도  하나 둘 퇴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을 겪어 가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는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그와 동시에 내가 퇴사 이후에 프리랜서 시기를 지나 1인 기업이 되어갈 때 내가 꼭 기억해야 할 개념이 될 것이다. 이 회사에서 쏟은 시간들이 아깝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진짜 추구하는 삶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과 직원들에게 어떤 대표가 되어야 하는지, 경영에 있어서 어떤 실수를 하면 안 되는지 경험을 통해 교훈을 얻어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월급 받아가며 한 경험이니깐 말이다.


퇴사를 하게 된 이후 나의 계획은 이렇다.

예전에 했었던 프리랜서를 준비하되 그 당시 느꼈던 단점들을 보완하고 나의 강점을 파악해서 퍼스널 브랜딩을 해가는 것이다.


*나에게 프리랜서가 어려웠던 점

- 불규칙적인 수입
- 혼자 일하다 보면 무너지는 삶의 균형
- 비효율적인 디자인 협의과정
- 설득능력이 떨어지는 디자인 제안서


크게 4가지 이유로 프리랜서가 어려웠는데 앞으로 몇 주간은 이 단점들을 어떤 방법을 통해 보완할지 고민하는데 집중할 것 같다. 아무런 계획 없이, 필요한 정보를 위해 공부 없이 시작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이전의 경험들을 교훈 삼아서 지혜롭게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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