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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eter의 Konadian Life May 23. 2022

Jasper 가는 길

2박 3일

여행 첫날









날씨가 정말 좋다.

Jasper 방향 Yellowhead Highway

그동안 여행 가는 날이면 땅덩어리가 큰 나라임을 되새겨주듯이 고속도로에서 꼭 중간에 소나기를 만나거나 캠핑장에서 비를 맞으면서 다니곤 했는데 웬일인지 인터넷의  일기예보에서도 3일간 날씨가 좋다고 한다.

다행이다!




에드먼튼을 떠나 Jasper까지의 중간지점인 Edson에서 커피도 한잔 마시고 잠깐 휴식을 취한 다음 Edson를 벗어나는 언덕길에 오르자 멀리 보이는 록키산맥의 산봉우리에 하얀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 운전해서 Edson과 Jasper의 중간 지점인 Hinton에 도착해 다시 휴식도 취할 겸 마트에서 몇 가지 장을 보고 다시 출발한다.

Jasper National Park Gate

재스퍼 국립공원 입구를 지나자 늘 그랬듯이 Athabasca강이 보이고 Talbot 호수가 펼쳐져 있다. 그리고 우리를 반겨주는 듯한 산양 떼가 길을 가로막고 자동차를 세운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경적을 울리거나 빨리 가라는 표시를 내지 않고 기다려준다. 무리 중에 다행히도 한 녀석만 고속도로를 가로 지나가고 더 이상 차로를 막아서는 산양은 없다. 나는 이때다 싶어서 트레일러를 달고 있는 나의 애마천천히 움직여서 다시 길을 나선다. 아마도 이 녀석들이 단체로 인간 견학 피크닉을 나온 모양이다. 하하. 길가에 떼를 지어 앉아서 지나가는 차를 지켜보는 산양들의 모습이 참으로 여유롭게 보인다.

Yellowhead Highway 에서 만난 산양 떼

잠시 후 재스퍼 시내에 도착해서 다시 주유를 하고 늦은 점심으로 아내와 햄버거를 하나씩 사 먹기로 다. 

한적한 시골 마을 같은 재스퍼는 밴프와는 좀 다른 분위기다. 밴프는 잘 개발된 신도시형 관광지라면 재스퍼는 읍. 면단위 시골형 관광지라고 하면 적절한 표현일 것 같다.

제스퍼 기차역과 증기 기관차
Jasper Connaught Drive
재스퍼의 한 골목길

큰 길가에 있는 햄버거 가게 앞에 트레일러가 달린 차를 주차하기 힘들어서 아내가 차에서 내려 사 오기로 하고 나는 한 블록 건너편의 적당한 곳에 잠시 주차하고 아내를 기다린다. 잠시 후에 아내가 사 온 햄버거를 맛있게 먹고 다시 캠핑장으로 향했다.




오늘 머물 곳은 재스퍼 국립공원에 자리 잡고 있는 Wabasso Campground 다. 재스퍼 시내에서는 차로 약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데,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Whistler 캠핑장과 Wapiti 캠핑장보다 좀 더 먼 위치에 있는 캠핑장이다. 시설이 오래된 캠핑장이라서 중간에 있는 슬러에서 트레일러 물탱크를 잠시 청소하고 오수통을 비우기로 했다.

Whistlers Campground Full hook up area
재스퍼 국립공원 관리 직원용 트럭
위슬러 캠프 사이트 지도

 슬러 캠프그라운드는 총 60개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781개의 캠핑 사이트를 보유하고 있는 재스퍼 최대의 캠핑장이다. 팬데믹 기간에 문을 닫고 전기와 상하수도를 사용할 수 있는 Full hook up 공간을 더 많이 만들면서 구역별로 캠프 사이트를 재개발했다. 하지만 산 소나무 딱정벌레로 인한 고사목들이 많아져서 캠핑장 주변 나무들을 제거하는 바람에 전보다 자연환경 속에서 캠핑하는 느낌보다 뻥뚤린 평지에 차를 세우는 장소처럼 보인다.  나무 숲으로 둘러 싸여있던 예전의 캠핑장이 좋았는데 재개발을 하면서 곳곳에 새로운 묘목도 심고 초지를 조성하였다고 하니 새로 나무가 자라고 나무 그늘이 다시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물론 이곳의 캠핑문화가 트레일러나 RV로 여행하는 캠퍼들이 많아서 편의시설을 새롭게 바꾼 것이겠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다시 차를 움직여서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는 Wabasso Campground로 향했다.

Wabasso Campground Gate
Wabasso Campground map

Athabasca 강을 끼고 있는 Wabasso Campground는 270개의 개별 사이트로 조성되어 있고 산속이라서 상하수도를 연결할 수 있는 사이트는 없고, 전기만 연결할 수 있는 Hook up 사이트 구역도 하나만 운영하고 있다.

비교적 위슬러보다 작지만 좀 더 아늑한 분위기이다. 캠핑장 게이트에서 예약한 사이트를 안내받고 트레일러에 물을 채우는 Dumping station으로 향했다. 시설이 오래된 곳이라서 수도와 하수배출구가 딱 두 곳만 만들어져 있다. 그래도 물을 채우고 전기가 들어오는 D구역으로 트레일러를 옮겨서 도착해보니 이미 주변에 캠핑을 하고 있는 캠퍼들로 가득하다. 왼쪽 오른쪽 그리고 앞뒤로 모든 사이트가 꽉 차 있다. 다음 주에 월요일이 캐나다 국경일 빅토리아 데이라서 3일 연휴로 캠핑장은 이미 만석이다. 텐트는 물론이고 30년 이상 지난 올드 트레일러부터 최신 트레일러와 RV까지 다양한 캠퍼들이 사이트를 가득 채우고 있다.

Wabasso Campground Dumping station

트레일러를 분리하고 땔감을 가지러 갔는데, 이곳은 구역별로 화장실 옆에 나무를 쌓아놓고 사용하게 되어 있었다. 캠핑장 사용료에 하루에 8불 정도의 장작 사용료를 포함해서 지불하면 장작을 원하는 대로 가져다 불멍을 할 수 있다. 보통 주유소에서 파는 장작은 한 자루에 몇 개 들어 있지도 않은 것을 10불에 판매를 하는데 이곳을 비롯해서 국립공원 내의  캠핑장 대다수가 장작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천연자원인 나무가 많은 나라의 장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러가지 모양의 트레일러와 RV
Wabasso Campground

아내와 함께 장작을 차에 싣고 와서 테이블 아래에 정리를 해놓고 주변 산책을 나서는데, 아이들이 자전거도 타고 인라인을 즐기면서 한 무리가 지나간다. 중학생 정도가 맏이로 보이고 줄줄이 동생들 4명을 데리고 헬멧을 착용한 초등생들과 이제 막 돌을 지난 듯한 꼬마까지 커다란 웃음소리와 함께 우리 옆을 지나간다. 참 즐거운 에너지다. 강물소리도 들리고 길쭉길쭉하게 하늘로 뻗어 있는 나무들 속에서 즐거운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이야말로 힐링이고 행복한 시간임에 틀림없다.

이제 본격적으로 장작에 불을 지피고 불멍을 좋아하는 아내와 힐링타임을 가져야 하겠다.

Fire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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