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깨지고 난 뒤에 얻은 것들 (2)
4년 차 기간제 교사의 에세이 (생활지도의 변화)
1학기 동안 나의 생활지도는 조금 허용적인 모습이 많았다.
아이들은 많이 소란스러웠고, 성적인 농담, 욕설등을 하는 모습들이 보일 때는 그때마다 아이들에게 지도를 했지만 평상시에는 아이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도 했다.
아이들은 옳지 못한 행동들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2학기가 시작되면서 아이들을 좀 더 엄하게 지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튕겨나갈 뿐이었다.
처음에는 이런 모습을 마음에 들어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나를 "각하"라고 칭하며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을 받고 싶어서 엄한 게 아니었다.
정말 학생들이 생활태도의 변화가 있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다.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는 학생들이 그러지 않도록
교사 앞에서 욕을 하는 학생들이 그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싶었다.
그 뒤로 학생들의 말을 좀 더 들어주고 학생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던 걸까
친해지는 것에도 시기가 있고 학생들은 점점 엇나가는 모습들이 보였다.
나는 너무 벅찼고 이미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다.
부장님께서는 교권에 올리라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내키지 않았다.
학생이 충격받을 까봐 걱정이 앞섰다.
학년 부장선생님, 생활지도 선생님, 교감선생님은 학생들이 나에게 한 욕설과 행동들이 적힌 기록들을 다 보셨고
적절한 지도를 해주셨다.
하지만 그 뒤로 자잘한 행동들은 이어졌고
나는 버티기로 다짐했다.
매일매일 학생들이 나에게 은근슬쩍 욕을 한다.
그런 행동은 옳지 않다고 적절하게 지도를 하려고 노력했다.
스쳐 지나가는 욕설은 모르는 척 넘어가기도 했다.
(다 지도할 수가 없어서 그랬다. 일일이 모두 지도할 수가 없었다.)
아마 그때가 10월 정도였을 것이다.
11월에 임고가 있고
1월에 방학이었다.
읍소재지 학교에서 나는 지쳐가고 있었다. 아니 이미 지쳤는지도 모른다.. 지쳤는데 내가 지쳤다는 자각을 몰랐을지도 모른다.
(참고로 나는 혼자서 생활하며 학교와 임고준비를 병행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