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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소리 Nov 22. 2021

달님이 숨었어요.

제6화

  하윤이와 꼬마별 모두 곤하게 잠들어 있을 때였어요. 어디선가 아주 커다란 그림자가 나타나 하윤이를 깨웠어요. 커다란 그림자는 깊이 잠들어 있는 하윤이의 나뭇잎을 빼앗고, 슬그머니 꼬마별로부터 떨어트려놓았어요. 하윤이는 커다란 그림자 때문에 뒤척이며 일어났어요.


“대체 누가 날 이렇게 깨우는 거야? 꼬마별, 너야?”


하윤이는 곤한 잠에서 깨어나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잠에서 깨자마자 꼬마별과 떨어졌다는 기억과 함께 자신의 잠을 깨운 것도 꼬마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불쑥 집에서 떠나오게 된 것,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깊은 잠에서 갑자기 깨어난 것 모두 꼬마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분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하윤이는 꼬마별에게 버럭 소리를 질러줘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의 분이 풀리지 않았거든요. 하윤이는 꼬마별을 찾아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어요. 분명 하늘에서 함께 떨어졌는데 자신만 덩그러니 언덕 위에 있는 게 아니겠어요? 하윤이는 꼬마별이 자신을 깨우고 난 뒤 어디론가 숨어버렸다고 생각했어요. ‘흥! 내가 화내는 게 무서워서 어디엔가 숨은 모양이지? 내가 찾나 봐라!’


  같은 시간 꼬마별이 덮고 있던 구름 조각도 그만 다 흩어져버리고 말았어요. 싸늘한 바람이 부는 순간 꼬마 별도 깊은 잠에서 깨어나고 말았어요. 아주 깊고 깊은 잠에서 깨어나 몸이 날아갈 듯이 가벼웠어요. 꼬마별은 순간적으로 하늘 위로 높이 날아올랐어요. 그 순간 꼬마별은 언덕 위에 놓인 배낭을 발견했어요. ‘아차차!’ 꼬마별은 한달음에 언덕으로 다시 내려왔어요. 배낭을 메고 다시 하늘 위로 날아오르려다, 옆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던 하윤이가 없다는 걸 발견했어요. ‘어라? 분명히 같이 떨어졌는데?’ 꼬마별은 하늘 위로 날아올라 언덕 주위를 샅샅이 살펴보았어요. 하지만 하윤이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하윤아! 하윤아!”


꼬마별은 있는 힘껏 소리 지르며 하윤이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그곳은 하윤이의 집에서 멀리 떨어져서 혼자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자신이 깊이 잠들어 있던 사이에 하윤이가 혼자 일어나 집으로 돌아가려 길을 나섰다고 생각했어요. 꼬마별은 하윤이의 집까지 아주 낮게 비행하며 찾기로 결심했어요. 하윤이까지 잃어버린다면 자신은 정말 영영 집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하윤이만은 찾아야 해. 이게 다 나 때문이야. 내가 하윤이를 태워서 달님을 찾으러 나서지만 않았다면 …’ 꼬마별은 더 이상 달님 생각은 나지 않았어요.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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