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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금비씨 Apr 30. 2024

되는 일이 없었다.

"번듯한 직장인은 무슨" 2-1편 법무법인.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미취학아동

(5,6,7세)이 참여하는 어린이자전거 달리기

대회를 매년 개최한다. 올해가 36회였나

그런데 마치 1회 같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2천 명이 넘는 아이들이 참여한다고 들었는데.. 행사진행은 너무나 더뎠고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지쳐있었다.

비록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우리 둥이들! 낯설고 힘든 환경에서도 열심히 해줘서 너무 고마워!



나는 경미한 일사병과 근육통, 까맣게 그을린 얼굴, 제대로 쉰 목소리를 다시 얻게 됐지만, 내년을 기약해 보는 걸로!!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3. 세 번째 흔적- 법률사무원

(2-1번째 이야기- 법무법인)


매 번 번아웃이 올 정도로 일만 하는 내가

솔직히 이해되지는 않지만, 그냥 이렇게

생겨먹은 사람이라, 항상 아무도 모르게

혼자 지쳐서 어느샌가 보면 부러져 있었다.






법무사사무소를 퇴사하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어서 법무법인 ㅇㅇ에 지원을 했다.

곧바로 사무장님한테 연락이 와서 국장님

및 실무를 보는 여자과장에게 면접을 봤는데,

이쪽 업계는 한 달에 몇 건까지 접수해 봤는지, 

어떤 케이스까지 진행해 봤는지가 중요한 건지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물어봐서 솔직하게 답했다. 그러고 나서 출근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알고 보니 사무장님은 내 경력사항을 보고,

법무사사무소에서 같이 일했던 여자사무장님

에게 연락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일처리는 어떤지에 대한 정보를 미리 전해 들었고,  여자사무장님의 적극추천으로 인해 나의

채용은 이미 정해있었다 했다.)


그렇게 나는  다시 교대역으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이곳에는 변호사님과 사무장님이 재판업무를 담당하고 계셨고, 회생파산 관련해서는 국장님, 사무장님 세분,

법인회생파산 담당하시는 팀장님 두 분,

회생파산 서류작성직원 나 포함 네 명,

송무직원 한 명 이렇게였다.


수임하는 사건들도 많아서 업무량이 대단

했는데, 그 와중에도 내 이전 담당자가 국장님

형이 운영하는 변호사사무소 이름으로 넣은 사건들도 많아서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작성오류는 말할 것도 없고, 전화응대함에 있어서도 변호사사무소인지, 법무법인인지 구분가지 않게 법률사무소라고만 얘기하라고 했다.(이것도 뒤늦게 알려줬으면서, 분위기

파악못하고 전화도 제대로 못 받는 사람

취급을 당했다. 그것도 나보다 어린 여자과장의 히스테리와 욕을 시도 때도 없이 들으면서)






그런데 이곳 분위기 또한 너무 이상했다.

이 여자과장 옆에는 나이 어린 여자직원과

나보다 한 살 많은 남자직원이 항상 함께

했는데, 마치 상전을 모시는 종 같다고나 할까...


이곳에서 여자과장의 말은 곧 법이고,

아무도 토를 달 수 없는 분위기였다.  

국장님 포함 사무장님들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듯했지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았다.


그나마 이런 모습들이 정상적이지 않게

느껴져 불편했던 사람은 나와 내 옆에

앉아있는 송무직원 언니였는데, 우연한

기회로 인해 이 언니가 저 셋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우리는 점심 먹고 남는

시간에 사담을 나누며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풀면서 지냈다.






안 그래도 업무량이 많아서 힘들어 죽겠는데,

(국장님 포함 세 명의 사무장님들이 수임한

사건들은 네 명의 서류직원에게 랜덤으로

배정되었는데, 나중에는 사무장님에게

지정되어 받는 사건들이 점점 많아졌다.)

이것도 아무리 힘들어도 모든 업무를
빨리빨리 처리했던 내 잘못이지.......

이전 담당자가 남겨놓은 업무들이 어마무시

해서 정말이지 지금 당장이라도  퇴사하고

싶을 정도였다. (이 분은 경력직으로 들어

왔다 했는데, 서류작성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이었고, 누락된 채무는 기본이고,

최저생계비 산정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월변제금까지... 뭐 하나 맞는 게 하나도

없었으며, 이로 인해 의뢰인들에게 시도

때도 없이 욕을 먹는 건 항상 나였다. 

난 그냥 일복만 많고 재수가 없는 사람인 건가......






이 와중에 이곳에서 정말 재밌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변호사님 및 사무장님께서 야구를

너무나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 직원들에게

단합대회 겸 목동구장으로 야구를 보러

가자고 제안하셨는데, 모두가 불편해서

안 간다 하는 야구장에 입사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나 혼자 따라가겠노라고 나섰다.

(변호사님은 넥센팬, 사무장님과 나는 롯데팬)

나의 오랜 꿈이, 평일 퇴근 후 야구장에
가보는 거였는데, 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그것도 비싼 테이블석에서 맛있는 치맥을 하면서 롯데야구를 본다?
이건 절대 포기 못하지!!

솔직히 말해서 나라고 편해서 따라갔을까?

롯데야구사랑이 너무너무너무 과했던 탓이지..


변호사님이 직접 운전하시는 차를 타고

침묵 속에서 목동구장까지 가는 길은

가시방석이 따로 없었고, 세 분의 사무장님이 도착하시기 전까지는 변호사님 옆이 내 자리

여서 롯데가 이기고 있는 흔치 않은 날임에도 불구하고, 눈치가 보여 마음 편히 먹지도

못하고, 응원도 하지 못했다.(내가 여길 왜 따라온다 했을까, 뒤늦게 자책해 봤자 이미

충분히 늦은 터라 사무장님들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모두 다 남자분들이라 이 분들 또한 편하지 않았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나 야구에 미쳤었네!?


사무장님이 모두 오신 이후에는 변호사님도

사무장님들도 편하게? 앞자리에 앉아서

응원도 맘대로 하라 하셨는데, 하필이면

경기도 재밌고, 롯데가 이기고 있어서

내 흥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눈치는 개나 줘버린, 결국 롯데의 승리였던

이 날의 경기!)


전 날 나의 활약? 상을 사무실 직원들이

모두 전해 들었는지, 이 날 이후로 나는

저 불편한 자리에 혼자 낄 정도로 야구에

미친? 애가 되어 있었다.(사실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할 얘기가 많은 걸까?

이렇게 저렇게 나눠봐도 계속 길어지니

이후의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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