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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 금비씨 Apr 25. 2024

되는 일이 없었다.

"번듯한 직장인은 무슨" 1편 법무사사무소.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어떻게든 살 길은

열리기 마련인가 보다.


지금 나는 고대하던 이사를 앞두고 있는데,

입주일이 정해진 이후에는, 기존 주택 매매가

언제 이루어지는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왜냐하면 대출금액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었는데, 정말 시기적절하게 좋은 분이

나타나 이제는 한시름 놓은 상황이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모두들 베베 꼬여있는 현실이 잘 풀리시길 바라며






3. 세 번째 흔적-법률사무

(첫 번째 이야기- 법무사 사무소)


얏호, 드디어 법률사무원으로써 첫 출근을

하게 되었다. 사무실 신축건물이다 보니

여러모로 쾌적하고 좋았다.

이 일하는 직원들 분위기도 한 번 봐야 하긴 하겠지만, 기서 급여만 꼬박꼬박 잘 나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뭔가 분위기가 이상했다.


이곳 법무사사무실에는 법무사님, 사무장님

남자실장님, 여자실장님, 총무직원, 서류안내

직원이 있고, 서류작성직원은 나 포함 네 명

이었다. 거기다 사무실을 공유해서 사용하는

여자사무장님과 서류작성직원 한 명까지..

총 1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근무하는 직원들이 죄다 여자다 보니 고등

학교에서나 벌어질법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걸 따돌림이라고 해야 할까.

그것도 순번이 정해진 것처럼 새로 들어온

직원에게 순서가 넘어가는 일이 너무나

당연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나보다 나이가 많았던 두 분은 자매였는데

이 둘에 나랑 동갑인 여직원까지 합세해서

나이 어린 총무직원 다음엔 다른 서류직원

사사건건 무시하며 은근히 괴롭히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신입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저 셋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었는데,

기호식품이라 하니 담배 피우는 거 가지고

뭐라 할 순 없지만, 동갑인 여자 원이

나한테 했던 말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너도 담배 피우면 우리랑 친해질 수 있어."


담배냄새를 지독히도 싫어하는 내가

저 얘길 들었을 때 받았던 충격이란..

실로 어마어마했다.






입사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을 무렵

갑자기 1박 2일 워크숍 일정이 잡혔고,

여자실장님은 가기 불편하면 안 가도 된다고

얘기하셨지만, 나 혼자만 빠지기도 좀

그랬을뿐더러 저들에게 한낱 안주거리가

되고 싶지는 않아서, 불편한 마음을 부여잡고

워크숍에 참여하게 되었다.


워크숍이라고 해봤자 먹고 마시는 게

다였기 때문에, 저들과 함께 한 공간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저 셋의 눈치를 보느라 나이가 제일 어린

총무직원은 나에게 엄청 쌀쌀맞게 대했고,

최근까지도 은근한 무시와 괴롭힘을 당했던

서류작성 직원은 항상 저런 식이니 그냥

무시하라는 얘기를 했다.


이러나저러나 나에게 별 타격은 없었던 게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혼자서 밥 먹는 일은

정말 대수롭지 않은 일이 되어버려서

오히려 편했고, 솔직히 20대 후반, 30대 초반 정도의 나이를 먹고 저런 식으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게 그저 어이없게만 느껴져서

상대하기도 싫었다.

나는 내 일만 잘하면 되니까...






다행히도 내가 일하는 사무실은 회생파산

의뢰인들이 너무나도 넘쳐나는 곳이어서

서류안내 직원까지 따로 둘 정도로 바빴고,

짧은 간 동안 다양한 케이스의 서류작성을

해 볼 기회가 있어서 경험치 여러모로

쌓이는 중이었다.


채무에 허덕이다 더 이상 방법이 없어서 회생파산사건을 진행하게 된 사람들 

대부분은 신용불량자 상태이기 때문에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사건 진행을 위한 수임료는

지불해야 하기에 이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임료 대출을 진행해 주는 곳이 또 따로 있다.

빚을 내서 빚을 탕감받으려 하는 건데,

잘만 진행되면 가구당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3년에서 최장 5년이라는

기간 동안 매 월 변제하면, 법원에서 나머지

채무는 모두 없던 걸로 해주니 너도 나

수임료 대출을 거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숨 쉴  없는 서류작성업무가

계속되었고, 한 건 접수하게 되면 보정할

내용이 또 엄청나게 많이 나와서, 이러다간

일에 치여 죽겠구나 싶던 하루하루였다.


그러던 와중에 나랑 동갑인 직원이 개인적인

일로 그만두게 되었고, 결국엔 여자실장님이 서류작성직원을 한 명 더 뽑아야겠다고,

나에게 아는 사람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그래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동생이긴 하지만 내 소개로, 우리 사무실

면접을 보게 되었고, 곧바로 출근까지 하게

되었다. 나도 이 동생을 사무실 출근 첫날

처음 봤는데, 사람 인연은 정말이지 무섭도록

신기한 것 같다.


 사람이 누구냐면, 내가 바리스타로 일했던

집 근처 매장 점장님의 친한 동생었다.

(과로로 인해 쓰러져 갑자기 퇴사하시게 된

그 점장님) 점장님의 퇴사 이후에도 종종

연락을 하면서 지냈는데, 진짜 좋은 동생을

소개받게 되어 서로 의지하면서 일도 열심히,

인간적인 교류도 열심히 하는 사이가 되었다.






이 동생의 입사로 인해 사무실 분위기

확 바뀌었다. 나보다 두 살 어린 생이다 보니

나를 언니라고 부르면서 의지했고, (사무실 분위기상 호칭은 서로서로 자유롭게 불렀다.)

나도 이 동생과 마음 맞는 구석이 많아, 쉬는

날에도 많은 시간을 함께 공유하면서 지냈다.


내가 이 동생과 친하게 잘 지냄과 동시에

어려운 업무도 척척 해내다 보니 여자실장

에게 인정을 받게 되었고,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 같이 일하는 동생에게 많은 것을

알려주다 보니 덩달아 이 동생의 업무숙련도도 높아졌다.


그러던 와중에 갑작스러운 무실 이전 얘기가

나왔고, 지금보다 규모를 줄여서 가는 탓에

모든 직원들을 다 데리고 갈 수는 없다 하였다.

그렇게 나와 동생만 새로운 사무실로 출근을

하게 되었다. 역 앞 신축 건물을 사용하다가

법원 맞은 편의 낡은 건물을 사용하다 보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자세한 얘기는 아무도 해주지 않은 탓에

지금 어떤 상황인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사무실 사정이 예전 같지 않다는 정도만

눈치챌 수 있었다. 그렇게 서류작성직원은

여자실장님 포함 나와 동생 이렇게 셋 

남게 되었다.






그동안 여자실장님 포함해서 5명이 서류를

작성했는데, 갑자기 셋이서 모든 사건들을

감당하려니 업무량이 어마어마했다.


동생은 나이가 제일 어리다는 이유로

총무업무까지 도맡아야 했고, 그동안 접수한

사건이 더 많은 나는, 다른 직원이 접수한

사건들까지 맡게 된 탓에 일에 치여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갑작스러운

법무사사무소의 폐업을 통보받았다.


여자실장님은 프리랜서로 다른 사무실

들어가서 이곳 사건들을 따로 처리하신다고 하셨는데, 나랑 동생 중 한 명만 데리고 갈 수

있다면서 내 의사를 먼저 물으셨다.


나는 그동안 많은 업무량에 치여 번아웃이

온 상태였고, 동생은 계속되는 취업실패로 자신감이 많이 하락된 상태에서, 생각지도

못한 법률사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이제 좀

안정을 찾아가던 참이라 동생이 따라가는 게

맞다고 생각되어 그러기로 했다.






렇게 법률사무원으로 근무했던 첫 번째

근무지 법무사사무소의 이야기가 끝이 났다.


퇴사사유가 권고사직이었던 탓에 쉬는 동안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지낼 수 있었는데,

폐업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처리를 안 한 건지 월급에서는 꼬박꼬박 공제했던 건강보험료와 연금보험료가 꽤 오랜 기간 동안 체납 되어

있었다. 이로 인해 실업급여 지급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사무장님한테 드리니 건강보험료

체납분을 우선 처리해 주셨는데, 연금보험료는

아직도 체납 기록이 남아있는 상태.


체납된 연금보험료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원을 납부하면, 체납 기간의 절반에 해당

하는 기간을 가입기간으로 인정해 주겠다는 안내장을 여러 번 받긴 했는데, 이미 급여에서 공제된 연금보험료를 이제 와서 또 납부하는

것도 이상하다 생각되어 그냥 놔두는 중이다.






다음 법률사무원으로 근무했던 두 번째

근무지 법무법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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