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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정 Jun 30. 2024

저출산과 자본주의

저출산 문제가 흥미롭다. 한국 출산율 0.78명. 드라마틱한 감소 추세가 한국에서 두드러지기는 하지만 한국 문제만도 아닌 듯 보인다. 프랑스 1.78명, 미국도 1.6명 대. 선방 중인 국가들에서도 말하자면 전체 인구는 감소하는 추세에 있나보다. 더 긴 기간에 대한 통계치를 보긴해야겠지만 이런 가설이 떠오른다. 자본주의가 망하는 방식은 결국 수동적 자살인 걸까?


칼 맑스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통해 자본주의가 붕괴될 거라고 예측했는데 실현된 결과는 인구 감소(물론 이 사이의 연관성이나 상관관계, 혹은 인과관계는 앞으로 차근차근 생각해볼 문제지만)다. 현실은 맑스의 예측보다 암울하게 느껴진다. 체제 정도 붕괴하면 우리 인간은 삶의 가치를 마침내 실현해 일하면서도 책도 읽고 낚시도 하는 해방된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이 사회에도 문제는 있을거고 인류의 이상적인 존재 실현에 대한 이 같은 상은 맑스의 주장일 뿐이다. 물론 나는 그 주장에 동의하지만). 혁명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었고 그토록 어려운 혁명을 달성해 다음 단계로 인류가 나아갈 거라고 생각했을 맑스는 얼마나 긍정적이고 인간을 신뢰했는지. 그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인간답게 약한지.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생각은 마치 내일이라도 회사를 그만둘지 모른다는 생각을 할 때의 내 사고구조를 연상케 한다. 이번 달에 충분한 월급이 있어도 다음 달부터는 월급이 없어질 가능성을 쥐고 사는 뇌는 언제나 돈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의 상태를 산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이런 식으로 현재에 영향을 미친다.

많은 사람들이, 국가의 경계를 넘어 이 세계가 사람 살만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책들은 돈 문제 같은 것으로 쉽게 치환하려는 것 같지만 나는 그 너머의 영역에 형성된 이 시대의 ‘느낌(박문호 박사 식의 느낌, 그러니까 경험을 기반으로 뇌가 일반화 한 그 무엇)’이 근본적인 문제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경험이 만든 느낌은 행동을 결정한다. 사람들은 비관적인 미래 인식 혹은 느낌을 가지고 가능성을 현실로 실현하고 있는 것 같다. 자본주의는 결국 불임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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