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요일, 담당하고 있던 한 아이를 가정으로부터 분리시켰다. 그 아이에게는 두 번째 겪는 경험이었다.
이미 한번 분리를 경험했던 그 아이는 1년 5개월 여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개월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시설로 갔다. 처음 분리조치되었을 때와 같은 사유로 아동학대가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아이는 양육자에게 반갑게 달려가며 안겼다. 하지만 어른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는 덤덤히 현실을 받아들이는 듯했다. 땡깡을 부리지도 엉엉 울지도 않았다. 오히려 양육자를 걱정하며 차에 올랐다.
그렇게 분리조치를 하고 집에 돌아온 나는 몸이 아팠다.
슬픔, 안타까움, 막막함, 화, 복잡한 감정이 휘몰아쳤다. 아직 어린 나이에 왜 같은 일을 두 번이나 겪게 되었을까. 이 아이는 자라서 지금의 일을 어떻게 회상할까. 어딜 가나 사랑받는 아이인데 왜 가정에서는 그 사랑을 온전히 받지 못하는 걸까.
오랜만에 현장의 무게감을 오롯이 느꼈다. 나는 한 가정의 크고 작은 일에 관여하는 사람이다. 산바람처럼 스치듯이 지나가기도 하지만, 우기의 묵직한 태풍처럼 잊을 수 없는 존재감을 남기기도 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아동의 생존이 달려있다. 아동의 권리를 지키는 일은 때로는 슬픈 순간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현장에 있으면서 두 가지의 경험을 처음으로 하게 됐다. 사례 가정을 위한 기도, 그리고 사례 가정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싶단 생각.
그 아이는 가정으로 돌아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어쩌면 양육자와 살아온 시간보다 시설에서 살아온 시간이 더 길지도 모른다. 그 아이의 삶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그날 우리가 결정한 조치로 그 아이가 조금이나마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훗날 성인이 된 그 아이가 자신의 양육자를 용서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