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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I Oct 05. 2017

나홀로 6일 울릉도 여행 - Day 4

즐거움과 아쉬움

어제는 술도 조금만 먹고 일찍 자서인지 7시 전에 눈이 떠진다. 버릇처럼 카톡을 확인하니 2개의 메시지가 와 있다. 하나는 둘째날 떠났던 서울 바른 총각의 추석 인사이고 다른 하나는 리틀 경훈이의 문어 잡이 소식이다. 이제 문어가 없는 울릉도의 아침은 허전하지 싶다.

일어나서 거실로 나가보니 이제는 익숙한 얼굴들이 다 같이 앉아서 차를 마시고 빵을 먹고 있다. 그러고 보면 3일만에 참 많이도 친해졌다. 게다가 낮에는 각자 여행하고 저녁에만 모이는데도 이제는 모두가 오래된 친구처럼 친숙하다.


남편을 두고 왔다는 말이 싫다고 자꾸 별명 바꿔달라는 처자는 나처럼 홀로 고독을 느끼는 여행을 즐긴다. 누나인지 동생인지 알 수 없는 여인 중 한명은 고양이를 엄청 무서워해서 항상 게스트하우스에서 냥이들 피하는 소리로 시끄럽다. 그런 친구를 무려 이름도 '냥꼬네 게스트하우스'인 이곳으로 끌고 온 친구는 늘 조용하지만 배려심이 항상 느껴진다. 어제 천부에서 극적으로 재회한 소녀 중 신입사원인 친구는 나랑 어쩌다 아빠와 딸 하는 사이가 되었다. 이 친구는 사람을 기분 좋게 갈구는 재주가 있다. 이 친구 때문에 이곳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녀의 친구는 조용하게 있으면서도 할말은 다하고, 내가 설겆이를 하고 있으면 와서 조용히 초콜렛을 입에 넣어주는 바르게 자란 아이다. 경훈이네 일행 중 경훈이는 사람들에게 배푸는 것을 좋아한다. 관광 가이드를 꿈꾸는 이 친구는 사람을 좋아하고 다가서는데 주저함이 없다. 이 친구 없었으면 참 심심했을거다. 삼총사 중 다른 한 남자 친구는 늦잠꾸러기다. 항상 늦게 일어나며 조용히 있지만 가끔 한마디씩 툭 던지는 얘기에 뼈가 있다. 마지막으로 삼총사 중 홍일점인 강과장은 걸크러쉬의 표본이다. 내가 남자든 여자든 이 친구에 매력에 빠지지 않을수는 없을 거다.


냥꼬네라는 좁은 곳에서 만든 이 인연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은 즐겁고 행복하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삼총사는 아침부터 오늘 떠날 수 있을지 없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사실 두명은 걱정하는 것이 맞지 싶고 리틀 경훈이는 남고 싶어하는게 눈에 선명하게 보인다. 아직까지 기상예보로는 못 떠날 가능성도 있어보이지만 어찌 될지 모르겠다.


혹시 떠날수도 있기에, 그리고 오늘은 추석이기에, 오늘은 점심을 같이 먹기로 한다. 이곳에는 수심 300미터에서만 사는 독도새우라는 해산물이 있다. 심해 어종이기에 나오면 바로 죽고 그래서 도심에서는 엄청난 가격이 매겨지는 아이다. 여기서도 물론 비싸지만 서울만큼은 아니기에 오늘은 다 같이 이 독도새우로 한번 호화롭게 먹자고 의기투합한다. 각자 할일 하고 오후 2시에 읍내인 저동에서 보기로 한다.


읍내 나간다고 다들 꾸미기에 한창이다. 난 어차피 옷이 2개 밖에 없어서 옵션이 없다. 더우면 반바지, 추우면 청바지다. 오늘은 추워보이기에 청바지를 입고 가장 먼저 길을 나선다. 오늘은 어제 간 길의 반대편인 태하까지 걸어가고 거기서 버스를 타고 저동으로 갈까 싶다.


바람이 불지만 차지는 않다. 날씨가 나쁘지 않다. 작은 경훈이 어쩌냐, 오늘은 배 뜨지 싶은데. 태하로 가는 길은 산을 넘어서나보다.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길은 결국 산 전망대로 나를 이끈다. 이 길 왠지 베트남 사파에서 트래킹했던 길이 연상된다.

전망대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아니나다르게 리틀 경훈이가 메시지를 보낸다. 배 떠난다며 우는 이모티콘과 같이 보낸다. 나가면 좋아해야지 왜 슬퍼하는데. 경훈이는 보나마나 조만간 또 한번 울릉도에 오지 않을까 싶다. 이미 버스를 탄 애들은 지금 버스 난리라고 알려준다. 어제 이후로 울릉도에 관광객들이 좀 예민해졌지 싶다. 자리도 없어서 우리가 있는 현포항에서는 태워주는데 태하에서는 만석이라 그냥 지나간다고 한다. 아무래도 걷다가 버스가 보이면 그냥 타야겠지 싶다.

짜증나는 일, 괴로운 일, 모두 한발짝만 뒤에서 보면 대부분 별거 아니다. 여행지에 와서 이런 저런 일이 생길 수 있지만 거기서 예민해지면 자기만 손해일뿐. 하루 못 나가면 그 자체를 즐기면 그만이다. 클래식 음악 하나 들으면 모두 풀어지는 일에 왜들 이렇게 예민할까. 인생의 유일한 목적은 행복이다. 그리고 행복은 여유에서 나온다고 나는 굳게 믿는다.

오늘은 일정이 있으니 마냥 여유 부릴 수 만은 없다. 그리고 살짝 신호가 오는게 가면서 화장실도 들려야겠다. 울릉도에는 정말 화장실 하나만큼은 그 어느곳 부럽지 않게 잘 정돈 되어 있다. 건물간 간격이 너무 먼 경우에는 간이 화장실까지 만들어둘 정도이다. 어느 화장실을 가도 언제나 휴지가 있고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 있다. 이건 거의 약간 병적인 수준이다. 높으신 분이 화장실이 없어서 어디선가 고생한 경험이 라도 있는걸까. 이 많은 화장실을 어떻게 깔끔하게 정리하는지 알수도 없다. 냥꼬네 사장님도 청소하시는 분을 마주친적이 없다고 하니, 비밀의 청소원이라도 있는건지 정말 의문이다.


울릉도의 깔끔한 화장실에서 배 속을 깔끔히 비우고 다시 길을 나선다. 어제는 바다였다면 오늘은 산이다. 바다만 좋은줄 알았더니 울릉도의 산은 또 그만의 매력이 있다. 역시 울릉도의 거칠고 투박한 남자다움이 느껴진다. 천부와 관음도로 가는 길은 도보용이 아니어서 조금 위험하겠다 싶었는데 태하로 가는 길은 걷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가득하다. 쉼터도 갖춰져 있고 아예 도보길을 따로 만들어놓기도 하였다. 이정도면 올레길 못지 않다. 이 길은 안전해서 사람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 체력만 된다면 말이다.

어제 바다는 좀 화려하고 요란한 트래킹이었다면 오늘의 이 산행은 조용하고 평온한 산책이다. 차도 거의 다니지 않는 길에 나 홀로 걸으며 산에서 울려퍼지는 새소리를 반주 삼아 가볍게 노래도 흥얼거려본다. 내가 걱정되었는지 지나가던 차가 내 옆에 멈추더니 태워줄까라고 묻지만 나는 그냥 걷는 중이라고 정중히 거절한다. 오늘도 크룩스 하나에 의지해서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산 구석까지도 화장실이 적당한 곳에 있다. 울릉도 이 화장실 덕후 같으니라고. 한여름에는 샤워실도 무료로 개방한다고 하니 여행지로서는 정말 손색이 없다. 울릉도는 교통만 해결되면 정말 제주도 못지 않게 각광받을 곳이 확실하다. 그리고 이 정도의 섬이면 분명히 입소문을 타고 투자가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치가 있는 곳에는 돈이 모이기 마련이다.

한시간 정도 걸으니 멀리 태하가 보인다. 버스가 하나 보이길래 손을 들어보지만 만석에 세워주지도 않는다. 이제는 슬슬 타야지 약속 시간을 맞출텐데 걱정이다. 일단 태하로 들어서본다.

다음 버스 시간까지 많지는 않아서 태하는 잠시 둘러보기만 한다. 여기는 초등학교가 있네. 이곳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어떤 꿈을 꾸며 어른이 되어갈까. 여기 아이들의 꿈 얘기를 문득 듣고 싶어진다. 영어 학원과 수학 학원에 대한 얘기가 없는 살아가는 애들의 이야기 말이다.


다음 버스는 예상외로 매우 한산하다. 자리가 없다더니 생각보다 널널해서 자리를 잡고 뒷편에 앉는다. 이제 냥꼬네 아이들을 만나러 간다. 현포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애들을 만난다 생각하니 살짝 설레이기도 하다.


사동, 도동, 저동, 현포, 모두 울릉도에 오기 전까지는 아무 의미 없었던 이름들이었는데 이제는 너무 친숙한 이름들이다. 의미 없던 이름이 의미가 생길때 여행 또한 의미가 깊어진다. 이제 이 이름들은 그저 지도에서 읽을 수 있는 그런 지명들이 더 이상 아니다. 하나하나 추억과 애정이 묻어있다.


한시간을 달려 저동에 도착한다. 저동은 그래도 울릉도에서는 꽤 큰 항구라서 그런지 인공의 느낌이 여기저기 묻어 있다. 한동안 문명과 떨어진 곳에 있다가 이런 커다란(?) 읍내로 오니 뭔가 영혼이 불편해지는 느낌이다. 그래봤자 3일인데 사람은 진짜 적응이 빠른 동물이다.


애들이 있다는 곳을 찾아가려 하는데 저 멀리서 삼총사가 바로 나타난다. 확실히 좁은 동네다. 일정에 여러가지 변화가 생겼다. 일단 꽃새우는 오늘 저녁 5시에 문을 연다고 한다. 그럼 삼총사는 못 먹고 가려나? 그런데 또 삼총사의 배편이 내일 아침 5시로 밀렸다고 한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깔끔한 전개다. 대신 얘네는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해야 하기에 아예 이곳에서 숙소를 잡았다고 한다.


삼총사는 숙소에 들렸다 오기로 하고 나는 식당에 먼저 간다. 식당에는 이미 나이미상의 여인 2명과 남편 놔두고 온 여인, 그리고 우리 딸 이렇게 4명이서 자리 잡고 있다. 그 옆에 자리하고 잠시 얘기를 나누고 있으니 삼총사와 딸의 친구까지 모두 합류한다. 이렇게 보니 모두 9명이다. 우리 이렇게 큰 조직이었나? 현포가 아닌 이곳에서 냥꼬네 식구들이 모두 모여 있으니 새삼 인연이 신기하다. 그나저나 우리가 이렇게 다 나와 있으면 오늘 냥꼬네는 누가 지키지? 어차피 늦어질듯 하여 오늘은 택시를 타고 귀가를 하기로 했다. 삼총사를 빼도 6명이라 가능한 일정이다.


지금이 2시고 어차피 독도새우를 5시에 먹기로 했으니 가볍게 요기만 한다. 그리고 다 같이 나와서 해변 산책길을 향한다. 삼총사는 발권을 하러 빠지고, 홀로 있고 싶은 분은 따로 헤어지고 5시에 만나기로 한다. 나는 이번에 이 여인들과 함께 할까 한다. 홀로 다니다 누군가가 옆에 있게 되면 어색하기도 하지만 또 편안한 것도 있다. 오늘은 '나홀로 여행'이 아닌 '같이 여행'을 선택한다.


오랜만에 생긴 일행에 신이 나서 사진을 찍기 시작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내 사진을 찍는다. 내가 찍는거는 익숙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찍는 것은 영 어색하다. 몽골 여행 다닐때만 해도 이런 동행하는 여행에 익숙해졌다 생각했었는데 이곳에서 홀로 여행을 하다 보니 다시 또 혼자가 익숙해졌다. 다 같이 줄을 서서 기념 사진을 찍자고 하지만 왠지 모를 어색함에 자꾸 한발 물러난다. 그러다가 딸한테 아빠 때문에 사진이 이상해진다는 핀잔을 듣고 다시 똑바로 서본다.

여행은 자기 안에서 혼자 나를 찾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타인 안에서 나를 찾는 연습이기도 하다. 혼자 떠나왔지만 같이 하는 이 시간이 소중하다. 바다를 그리워하지만 바다에서 살 수 없다는 전설속의 동물 처럼 나 또한 혼자를 바라지만 사람 안에 살 수 밖에 없다. 혼자이기에는 사랑이 너무 많고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

해안가를 따라 사진을 찍던 우리와, 발권을 하러 떠났던 삼총사, 그리고 나 홀로 어디선가 고독을 즐기고 온 사람들까지 모두 5시에 횟집으로 집결한다. 자 이제 또 다시 광란의 밤을 시작해보자.


오늘 이후로 이 9명의 멤버들이 다시 뭉칠 일이 있을까? 내일이면 모두 떠나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에 나는 하루가 더 남았음에도 오늘이 마지막 날인 기분이다. 장기 여행 할때는 이렇게 사람들이 떠나고 나면 한번씩 아프기도 하다. 정은 이러기에 위험하다. 한번 주기는 어렵지만 주고 나면 그 정은 내 것이 아니게 되어 마음대로 거더들일 수가 없다.


여행에서는 보통 2번 광란의 밤을 보낸다. 첫날은 익숙해지기 위해서, 마지막을 아쉬워서. 오늘은 마지막날에 대한 아쉬움에 취해서 그동안 아껴놨던 욕망을 폭발시킨다. 거기다가 독도새우, 서울에서는 먹기 힘든 이 독도새우가 곁들여지니 거의 미친 사람들 처럼 술을, 아니 아쉬움을 들이킨다.

생각해보면 이 9명 중에 서로 맞는 사람은 원래 일행을 제외하고는 단 한명도 없지 싶다. 사실 이름도 아직 잘 모르고 심지어 나는 번호도 단 한명도 없다. 그런 사람들이 여행이라는 공통 관심사에 모여서 이렇게 마음을 나눈다는 것이 어찌 보면 매우 신기한 일이다.


가끔 사람들이 나한테 여행 다니면서 어디가 좋았냐고 묻고 나는 한결 같이 인도를 얘기한다. 그러면 왜 인도가 좋았냐고 묻고 나는 또 한결 같이 사람이 좋았다고 한다. 왜 사람이 좋을까? 왜냐하면 인도까지 올 사람들은 이미 어느 정도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울릉도도 마찬가지다. 가기 쉬운 제주도나 해외가 아니라 12시간씩 차를 타고 배를 타고 온 사람들은 이미 여행자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러하기에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은 그 누구라도 울릉도라는 하나의 큰 관심사에 쉽게 마음을 주고 뭉칠 수가 있다.


택시를 8시에 불렀는데, 다들 아쉬워서 가지를 못한다. 결국 택시를 9시로 연기하고 해안 뚝방으로 다 같이 뛰어간다. 뭔지 모르는 바위에서 다 같이 서서 깔깔 거리며 사진을 찍는다. 무엇을 하냐는 것 보다 누구와 있냐가 중요하다.


작은 경훈이가 특히나 아쉬워한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나도 이런 인연의 맺음과 헤어짐에 이리 마음이 흔들리는데 얘에게 이건 너무 강렬한 경험이 아닐까 싶다. 여행을 다니다 보면 길거리에 서로 울며 헤어지는 일행들이 쉽게 보이고는 한다. 그럼에도 이런 경험을 여러번 하다 보니 아쉬움은 아쉬움으로 끝맺음을 해야 한다는 깨달음도 얻게 되었다. 택시를 더 늦추자는 얘기를 하기에 이제 그만 갈때가 되었다고 얘기해준다. 헤어짐이 길어지면 즐거움이 슬픔으로 번지기도 한다. 떠날 때는 떠나야 한다.


삼총사를 한명 한명 안아준다. 내일 떠나지만 새벽 배니 못 만나게 될 거다. 서울에서 만날 수는 있겠지만 경험상 서울에서 만나는 이들은 울릉도의 이들과 다르다. 지금 헤어지는 것은 울릉도에서의 이들이다. 이곳이기에, 이 시간을 함께 했기에 지금의 이 순간인 것이다. 다들 잘 지내고 내일 안전하게 돌아가렴.


꿈을 얘기할때 관광 가이드라고 당당하게 얘기하는 작은 경훈이의 모습이 멋있었다. 익숙한 직업도 아니고 돈도 아니고 '관광 가이드'라고 얘기하는 이 친구의 말에서 깊은 열정이 느껴졌다. 그리고 스스로 이 꿈을 위해서 행동하는 실천력에 또 감동을 받았다. 저 여린 마음이 세상이라는 시련에 흔들리지 않고 지켜졌으면 하는 소망이다.


강과장, 아니 미경이는 많은 사람을 만나봤다고 자부하는 나에게도 유니크한 아이였다. 외강내유의 표본이라고나 할까. 밖은 단단하면서 안은 여린 거북이의 느낌이었다. 항상 우리를 신경 써주고 이상한 길로 가지 않게 길을 정리해준, 많은 일행들에게 팬을 만들어준 친구다.


삼총사의 마지막 1인, 선우는 사실 얘기를 많이 못해봤다. 시크하면서도 항상 자리를 지키던 아이, 그리고 엄청난 잠꾸러기라 침대에 있는 모습을 가장 많이 본 것 같다. 나 처럼 옥탑방에 산다고 하지만 아마도 얘 성격상 나처럼 지저분한 아지트가 아닌 완전 깔끔한 옥탑방이지 싶다. 서울 가면 얘기 더 나눠보자.

택시 타고 돌아오는 길, 어두운 창 밖으로 내가 걸어왔던 태하까지의 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울릉도 너무 익숙해진 것이 아닌가 갑자기 두려워진다. 너무 많이 정을 주는 것 아닐까. 나는 왜 이 곳에 이렇게 매료되었을까. 사람일까 장소일까 아님 경험일까.


내일은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다. 9명 중에 나 혼자 냥꼬네를 지키게 되었다. 아마도 다시 이 정을 주기는 힘들거다. 이제는 조용히 여행의 마무리를 준비할때다. 시작할때 시간이 필요하듯이 마무리할때도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근데 나 나갈때 배는 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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