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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고 Oct 25. 2020

2020 KINTEX 코베 베이비페어

여기가 엄마들의 놀이공원이라면서요?

15주차, 내 몸에서 6-7kg을 앗아간 힘들고 고마웠던 입덧도 어느 새 내리막이고 슬슬 아기 용품에 관심이 많던 차에 코로나를 뚫고 베이비페어가 열린다고 하여 다녀왔다.


아침 9시반에 집에서 출발하여 영업 시작 시점에 맞춰 고양 이케아에 들른 우리는 첫번째 베이비페어 등판에 앞서 힘을 비축하기 위해 등심돈까스와 미국 급식 st. 까르보나라, 핫도그, 감자튀김 등을 시켜서 든든히 아점을 먹었다.


든든한 배와 함께 15분여가 더 걸려 KINTEX 베이비페어에 도착한 우리의 쇼핑 품목은 1) 밤부 손수건 & 밤부 천귀저귀 5장, 2) 더블하트 젖병 4개 정도로 간소했지만 마침 전날이 월급날이었겠다, 건드리기만 해도 터질것 같은 뜨거운 지갑과 함께여서 왠지 넘치는 설레임을 감추기 어려웠다.


한적해 보이지만 저 안은 전쟁터다.


그러나 감기와 사랑처럼 초보티는 숨길 수가 없는 법, 들어가자마자 '우리 뭐해야돼? 어디가야돼?' 라며 서로를 마주보고 깔깔 웃던 우리는 주변 언니들이 꼭 사야 한다고한 밤부 손수건과 샤워 타올로 쓸 천기저귀등을 사는 첫번째 미션 부터 실패했다.


사방이 다 '밤부'였다. '아, 이게 브랜드 명이 아니라 제품명이구나~'하는 생각에 남편과 나는 처음 보이는 곳에서 그것들 무려 4만원 어치를 샀는데, 왠걸 불길하게도 구매 후 한바퀴를 돌아보다가 발견한 '밤부베베'라는 브랜드 앞에 사람들이 열렬히 줄을 서 있는 것이었다. 슬쩍 제품을 보니, 언니들 집에서 봤던 아기용 가재수건과 생김이 흡사했다!


'현금으로 결제해서 환불 안해줄 것 같은데 어쩌냐ㅋㅋㅋ' 라며 4만원을 낭비했다는 생각에 웃던 오빠와 나는 평소 알고 지내던 부부를 우연히 만나 '우르르 달려가 교환요청하기' 수법을 쓴 덕 분에 다행히 그것들을 '르베베'의 다른 물품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갑자기 생각 못하고 있었던 베넷수트와 손싸개가 생겼다 *0*)


국민 젖병이라는 더블하트의 창구에서도 호구롭게 젖병 4개 세트를 살 뻔 하였는데, 10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에 지갑과 심장이 살짝 쫄아들어서 쿠팡을 검색해보니 쿠팡가 기준 더블하트 젖병 3개 3만원 대인 것을 발견하고 아기가 나오기 직전에 젖병과 밤부베베의 밤부 손수건을 사기로 했다. 베페라고 모두 싼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이후부터는 모든 가격을 의심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드랬다.


그 외 들까 말까 걱정하다 들지 않았던 태아보험, 만삭 및 성장앨범 촬영에 대한 정보도 상담을 통해 많이 얻을 수 있었는데, 그런 부분들은 궁금한 것들에 대해 꼼꼼히 물어볼 수 있어서 인터넷에 비해 베이비페어에서 알아보는 것이 더 정확하고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물론 둘다 계약하지는 않았다. 친절하게 상담해주신 분들께 멀리서 나마 감사를 전합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제 지갑은 열렸어요. 남편 마음이 안 열려서 계약에 실패했을 뿐...)


그 외에도 아기들 도서나 목욕용품, 수유용품, 유모차, 아기 및 엄마용 식품 등 다양한 항목을 판매하는 브랜드들의 부스가 있었는데 우리는 그런 것들을 모두 물려받기로 하여 정말 구경만 하고 '와 이게 엄마들 놀이공원이라던데 우리는 두번 오지는 않겠는걸!(쿠팡 구매를 하겠는걸!)' 이라는 생각을 얻고 나왔다.


그러나 분명히 아기를 기다리며 경험하는 새로운 모든 일들이 그렇 듯,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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