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희망 #제왕절개 #유착방지제 #무통주사 #페인버스터 #출산
미래의 나, 그리고 또 제왕절개를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남기는 나의 출산 이야기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기로 결정한 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막연히 언제 양수가 터질지를 기다리거나 얼마나 오래 아파야 아기를 만날수 있을지 모르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해서 나와 남편의 편의를 고려해 정해놓은 날짜를 기준으로 미리 연차 사용, 출산휴가, 육아휴직 일정을 정리했고 아기가 서두르지 않아준 덕분에 해당 날짜에 아이를 만났다.
0. 기본 사항
- 병원 : 논현동 미래와 희망
- 수술/선택사항 : 제왕절개/유착방지제O, 하반신&전신마취O, 무통주사O, 페인버스터X, 진통주사 여러번O
1. 진행 순서
1) 수술 당일(1일차)
- 10시 30분 수술을 위해 8시 30분까지 내원하라고 안내 받음
- 별도 접수 없이 8시쯤 신생아실과 다인실이 있는 9층 도착
- 몇가지 서류 확인 및 싸인 후 분만실이 있는 5층으로 안내 받음
- 뒤가 없는 수술복으로 환복
- 제모, 태동검사, 항생제 테스트, 수액 꽂기 진행
- 10시가 조금 넘자 수술실로 가야한다는 간호사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음
-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 제 발로 낭낭하게 걸어 수술실 도착
- 수술실은 조금 소란스러운 일반 진료실 같은 느낌, 춥지도 않았고, 조명도 일반적이었다. (티비에 나오는 수술실이 저언혀 아니었다.)
-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새우등 자세를 하고 척추 마취주사를 꽂았고 그 뻐근한 느낌에 다소 긴장했지만 아프지 않았고 꽂고 나니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T자로 팔을 벌리고 누워 입에 산소마스크를 얹고 선생님이 마취가 잘됐는지 확인하심
- 하반신 마취라길래 발을 점점 움직일 수 없어지는 줄 알고 계속 의식적으로 발을 까딱까딱 움직여봤는데, 점점 하반신 피부에 느낌이 없어지는 것 뿐 발을 못움직이는 것은 아니었다.
- 팔에 비해 발에 느낌이 거의 사라져갈 무렵 담당 주치의 선생님이 들어오셨고 '재워드릴게요' 소리와 함께 잠들었다.
- 수술 중에 잠깐 깨니 눈까지 뜨고 울지도 않는 신생아가 내 옆에서 나를 보고 있었다.
- "안녕? 눈을 바로 이렇게 뜰수 있구나.." 하고 다시 잠들었고, 정신을 다시 차렸을땐 같은 층에서 회복중이었다.
- 간호사선생님께 시간을 화인해 달라고 했을때 12시 정도였고, 30분정도 회복 후 12시 30분에 병실로 옮겨졌다.
- 아, 중간에 이정도는 원래 아픈건가요? 라고 했더니 간호사 선생님이 무통주사를 한번 놔주셨다.
- 난 입원 전에 수술은 하나도 겁이 안났는데 다인실에 가게 될까봐 잠까지 설쳤다. 제발 내가 수술하는 사이에 자리가 많이 나기를 바랬으나 역시나 1인실, 특실이 안나서 대기 걸어두고 다인실에 입원하게 됐다.
- 병실에서 직접 다리와 허리힘을 이용해 병실 침대로 이동했는데, 아직 마취상태라 그런지 아픈지 잘 모름
- 이 후 세번정도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배를 눌러보시는데 조금 아픔
- 발을 앞으로 뒤로 움직이고, 무릎을 세워보고, 이리저리 돌아누워봄 > 이틀차부터 걸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갱장히 부지런히 움직임
- 4시부터 물을 먹을 수 있다고 안내 받아 물을 꿀떡꿀떡 많이 먹었고, 5시에 죽이 나와서 맛있게 먹음
(나의 경우 어차피 미역국 먹는거 똑같지 않나 싶어서 보험식(끼니당 5천원)으로 골랐는데, 비보험식 선택이 가능하다(15천원). 스페샬 반찬이 나온다고 하는데 글쎄 1만원 차이 값어치하는지는 안먹어봐서 모르겠다)
- 마지막으로 혹시 밤에 잘때 아플까 싶어서 10시무렵 진통주사를 추가로 요청드렸다. 이 주사는 내가 12시에 수술직후에 맞은 것과 같은 주사인데 최소 4시간 간격으로 원하면 언제든지 놔주신다. 갱장히 요긴했다.
- 자면서 계속 방구 뀜(한 다섯번 정도)
- 옆 사람과 옆옆 사람의 보호자가 모두 코를 골아서 잠자다가 좀깼는데, 반전은 다음날 아침에 남편이 말하길나도 코를 정말 많이 골았다고^^...
2) 수술 다음 날 (2일차)
- 새벽 6시가 채되지 않았을때 선생님이 혈압/체온 확인하고 항생제 주사를 주러 오심
- 소변줄을 언제 빼고, 언제까지 소변을 봐야하는지 의욕적으로 여쭤봄
- 아침 7시쯤 소변줄을 뺐고 8시에 아침을 먹었음
- 밥 먹자 마자 걷기를 시작 (일어나는 데만 30분 걸린대서 긴장했지만 약 5분정도 소요함. 물론 아픔. 창자가 쏟아지는 느낌? 까진 아니지만 아 중력이 나의 내장도 당기고 있구나 느낄수는 있는 정도의 고통, 그리고 다리 떨림이 있었음)
- 10시까지 소변
- 아.. 소변은 ㅇㅋ인데 소변 잘 빠졌는지 검사하는 초음파가 헬이었음. 수술한 부분을 초음파 기계로 누르시는데 나는 끙끙 거리고 간호사 선생님은 죄송해요 아프죠 죄송해요 계속 함... ( 계속한 이유 : 소변을 너무 잘봐서 남은 소변이 0으로 떴는데 간호사 선생님이 진짠가 해서 여러번 확인함.. 결국은 0인걸로 확인됨.. 할수있다면 조금 남기세요... 여러번 검사하지않게... )
- 무통주사 덕에 아프지 않아서 아침과 저녁 두번 정도만 진통제 따로 맞음
- 아기보러 감 드디어..^_ㅠ 걸을수 있으니 남편이 사진으로만 보여주던 아기를 볼 수 있는게 제일 좋음
3) 수술 이틀째 (3일차)
- 무통주사 아침에 뺌
- 진통제 여러번 맞음
- 무통주사 빼서인지 2일차보다 더 아픔...^_ㅠㅠ
- 그러나 조심스럽게 대변도 성공
- 밥 너무 잘먹어서 점심으로 햄버거 먹으려다가 간호사 쌤한테 걸려서 혼남
- 내일 퇴원인데 이정도 걸을 수 있는거 맞나; 좀 걱정되기 시작함
- 저녁에 수액줄까지 싹 다 뺌
- 배가 자꾸 아픔..
4) 수술 삼일째 (4일차)
- 일어나자마자 진통제 맞음
- 퇴원전에 진통제 한번 더 맞음
- 오전 9시반 : 담당선생님 수술부위 확인 및 소독/드레싱
- 이후 아기 첨으로 안아봄! 퇴원!
2. 소감/남기고 싶은 말
- 많은 사람이 그렇듯 나 또한 병원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너무 쌀쌀맞아 말붙이기 어려운 의료진과 꾹꾹 참아야 하는 고통, 불편함 등등.. 하지만 이번에 출산을 미래와희망에서 하면서 정말 병원비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친절하고 또 친절한 간호사 선생님들과 10개월 내내 친절 끝판왕이었던 김수진 원장님, 물론 원하는 병실을 가지 못하고 다인실에 있었던 것이 조금 불편하다면 불편했다고 할 수 있었지만 그마저도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느낄만큼 정말 모든 분들이 친절하셨던 것 같다. 불친절한 간호사분이 있다고 해서 조금 걱정했는데 전혀! 만약 내가 다음 아이를 또 갖게 된다면 망설임없이 그때도 미래와 희망으로 갈 것 같다.
어쩌다 보니 식사도 보험식으로하고 병실도 다인실에 있게 되어 병원비가 예상보다 정말 적게 나왔다는 점도 인상깊었다. 혹시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으면 참고하면 좋겠다!
이제 곧 조리원 모자동실이라 글을 급하게 마치려다가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미래와 희망에서는 모든 모자동실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알린다. 보호자도 오직 1인만 출입가능하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겠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