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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콤카레 Jan 25. 2022

[팬텀 스레드]

엄마 사랑해 

폴 토마스 앤더슨(이하 PTA) 감독의 신작 <리코리쉬 피자>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최근 작품인 <팬텀 스레드>를 리뷰해보았다.



<팬텀 스레드>
감독 : 폴 토마스 앤더슨
출연 : 다니엘 레이 루이스, 빅키 크리엡스, 레슬리 맨빌
개봉 : 2018년 3월 8일
관객수(국내) : 2.9만 명


1. 줄거리


1950년 런던 왕실과 사교계의 드레스를 만드는 의상실 우드콕의 디자이너 레이놀즈(다니엘 레이 루이스)는 우연히 마주친 젊고 당찬 알마(빅키 크리엡스)에게 첫눈에 반한다. 레이놀즈 인생 최고의 뮤즈이자 유일한 연인이 된 알마는 마치 환상처럼 화려한 인생을 살고 있지만 레이놀즈가 만든 세상의 일부일 뿐인 그녀는 자신의 전부인 사랑을 걸고 그의 인생을 망치기로 한다.


2. 레이놀즈가 알마를 사랑하는 방식
영화 <팬텀 스레드>

레이놀즈와 알마의 사랑은 광기 어리다.

서로가 상처를 주면서도 떠나지 못하는 이 죽일 놈의 사랑은 국내나 해외나 다를 바 없다.


알마를 향한 레이놀즈의 사랑은 마치 모자(母子) 관계와도 같다.

일단 일반적인(?) 모자관계를 살펴보자.

밖에서는 천사인 세상의 아들들이 집에만 오면 여포가 된다.

가족은 혈연이므로 끊을 수 없다. 

이 점을 자식들은 참 잘 알고 있고, 부모가 자식을 더 사랑한다는 사실 또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내가 어떻게 하더라도 부모가 나를 떠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상처를 주면서 또 미안해하고 사랑하고... 


레이놀즈도 마찬가지였다. 


레이놀즈 또한 알마가 자신을 떠나지 않을 거란 어쩌면 안일한 생각에 알마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또 지독하게 사랑하기도 하고 제삼자가 볼 때는 지랄 염병하는 것처럼 보인다.


레이놀즈가 아파 누웠을 때, 그는 자신의 어머니의 환영을 본다.

그 환영은 알마와 오버랩되며 사라진다.

알마와 레이놀즈의 어머니가 일치되는 순간이었다.


3. 알마가 레이놀즈를 사랑하는 방식
영화 <팬텀 스레드>

사실 알마는 레이놀즈와 혈연이 아니므로 그를 떠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마치 레이놀즈의 엄마처럼 그의 응석을 받아주고 꿋꿋이 자리를 지킨다.

독버섯을 먹여 레이놀즈를 쉬게(혹은 영원히 쉬게?)하고 보살핀다.


부모 눈에 자식들은 영원히 아이 같을 것이다.

챙겨주고 싶고 보살펴주고 싶은 마음이 부모 마음일 텐데(감히 부모님의 사랑을 가늠해본다.)

알마는 레이놀즈의 어머니 역할을 인위적으로 대체해버리는 것으로 그와의 관계를 발전시킨다.


4.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
영화 <팬텀 스레드>

사랑의 방식은 저마다 다양할 것이다.


PTA 또한 그의 전작인 <펀치 드링크 러브>에서는 뜬금없이 찾아온 피아노 같은 인연과의 사랑을 연출하였고 <팬텀 스레드>에서는 부모 자식과도 같은 남녀의 사랑을 다루었다.


맞고 틀린 건 당연히 없다.

그래서, 맞고 틀린 게 없으니 서로는 다르고 기대하는 것도 다르기 때문에 지독하게 싸우고 상처 주고 하는 것이다.


사랑하지 않으면 기대할 것도 없으니까.


5. PTA의 신작을 기다리며


PTA의 연출은 늘 깔끔하다. 

나대지 않아서 좋다.


레이놀즈가 알마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정말 담백하고 간결하게 연출했다.

어쩌면 다니엘 레이 루이스의 따뜻한 눈빛이 다했다.( PTA의 전작 <데어 윌 비 블러드>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둘이 사랑하게 되는 과정은 크게 중요치 않다.

대중들이 좋아할 간질간질한 썸 따위를 구구절절 나열하지 않는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소개팅 어플로 만나 결혼하는 게, 운명처럼 만나 이별하는 것보다 대단한거 아닌가?


<리코리쉬 피자> 또한 깔끔한 연출 속에서 어떠한 이야기를 풀어갈지 정말 기대가 된다.


특히 PTA가 사랑하고 자주 같은 작품을 하는 배우 필립 시모어 호프만의 아들인 쿠퍼 호프만이 출연한다고 하니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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