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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밥먹는 기획자 Feb 25. 2023

사업에 실패했다

사업에 실패했다. 돈도 잃었고 질타도 받았다. 내가 실패한 사람이 된 것 같아 우울했었다. 그렇게 몇주를 집에 앉아 고민하기에 엄마는 날 산으로 데리고 갔다. 엄마는 항상 가족이 힘들어할 때면 산으로 데리고 가서 고민 그만하고 움직이게 하셨다. 산은 헬스장과 달리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으며, 중간중간에 돌부리도 있어 길을 보면서 올라가기에 딴생각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정상에 도달하면 얻는 성취감과 맑아진 정신은 그래도 다시 잘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리고 엄마는 산에 올라가면서 말했다. 살면서 실패할 수 있다. 실패하는 것이 잘못이 아니다. 그걸 얼마나 빨리 털고 일어나느냐 못 일어나고 좌절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엄마는 네가 실패한 것에 실망한 것이 아니라 주저앉아 있는 것에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실패하기 전엔 넘어질까 두렵고 무서웠는데 막상 넘어져보니 두려움은 없었다. 물론 아팠지만 실패가 나를 실패한 사람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 인생은 성공과 실패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성공과 성공으로 가는 중으로 구분된다는 말처럼 실패한 경험은 나의 가치를 저하시키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경험을 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친구에게 너는 경력이 단절된 것이 아니라 사회초년생의 나이에 집안 살림을 하기 위해 어느 마트의 물건이 싼 지 발품을 팔아야 했고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무수한 새로운 고난을 이겨냈다. 그래서 그 친구의 이력서 자기소개의 첫 줄을 고쳐주었다. 저는 그 어떤 취업준비생과의 비교를 거부합니다.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었으나, 육아를 위해 지난 2년간 살림을 하면서 아끼기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팔았고 이런 경험은 회사의 주요 고객층과 같은 고민을 하게 하였습니다.  

       

지금은 그 친구나 나도 좋은 회사에 잘 다니고 있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보고자의 고민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게 되어 인정받게 된 부분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고난에도 회복해서 일어나서 웃는 얼굴이 아닐까? 누가 힘들어 죽겠는 표정으로 주저앉아 있으면 같이 일하고 싶을까? 일어나서 다시 기회를 찾는 이에게 기회가 온다. 그래서 내가 힘들 때 읽었던 구절을 소개하자면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으면 어느 누구라도 기분이 우울해진다는 겁니다. 이는 마치 태양이 없는 상황과도 같습니다. 경기가 불황이든, 부모님의 건강이 안 좋든, 어떤 시련에 부닥치든 밝은 생각을 하지 않는 한 삶은 긍정적으로 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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