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위험한 선택
반갑습니다
최연호입니다
오늘은 한미동맹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외교-안보 전문가가 아니므로 전문가의 의견을 빌어서 하려고 합니다
어떻게요?
책을 통해서입니다
[대한민국의 위험한 선택] 입니다
2019년 1월 30일에 발행되었습니다
전환기 한국 외교의 네 가지 위기라고 쓰여 있는데요
지금은 한 가지가 더 추가되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저는 이 책이 나오자마자 바로 사서 읽어 보았는데요
책이 나온 지 6개월이 지난 시점이지만 아직도 한국과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어 소개해 드립니다
저자 소개입니다
외교관 출신이시구요
대미 외교 및 북한 핵문제에 있어 전문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기도 하셨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지루해 보이는 제목과 달리 아주 쉽고 잘 읽히게 책을 쓰셨습니다
중학교 3학년 학생이라도 자리에 앉아 2~3시간이면 술술 다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목차를 보겠습니다
잘 보이나요?
'네 가지 위기'라는 부제에 맞게 깔끔하게 4장으로 구성해 주셨습니다
친절하시네요
저처럼 현재 우리나라의 외교-안보 상황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각 장의 소주제만 봐도 무슨 내용일지 궁금해하실 것 같네요
이 중에서 저는 제1장 기로에 선 한미동맹 파트를 조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서 리뷰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니, 모든 부분을 다 소개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겠죠
내용을 간략하게 보시고, 마음에 드신다면 책을 구해서 직접 읽어보시기를 권하는 바입니다
저는 책을 읽을 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형광펜으로 칠하면서 보는 습관이 있는데요
책 소개를 하려고 하니 이 습관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네요
제가 펜을 칠해둔 부분을 옮겨 적고 이야기 조금 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는 유사시 미국이 한국을 외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국 정부가 미국의 지원을 원치 않는다면 몰라도.
(중략)
그러나 만일 한국이 미국과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기를 그만두고 중국이나 북한을 향해 보따리를 싼다면, 미국은 한국에게 돌아오라고 달래기보다는 태평양 최종 방어선을 일본으로 옮기고 미련 없이 한국을 떠나는 길을 택할 것이다
p.22
한국과 미국은 특별한 관계입니다
한국전과 베트남전 두 번의 전쟁을 함께 수행함으로써 동맹을 넘어선 혈맹 관계가 되었습니다
한국전 이후 체결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으로 인해 주한미군은 한반도에 강력한 전쟁 억지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이 중국-북한에 목매는 정책을 고수하며 미국과의 공통의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미국은 미련 없이 한국을 떠날 것임을 경고하고 있네요
그리고 현재 일본과의 단교 수준의 갈등 상황에서 일본에 대한 대응책으로 지소미아 파기를 주장하는 것은 '우리의 우방은 북한이며, 일본을 주적으로 생각하겠다'는 의사 표시임을 지난 글에서 제가 이야기한 적 있는데요
우리는 북한을 향해 보따리를 싸고, 강력한 동맹 관계인 미국과 일본은 동시에 한국을 손절할 것임을 예상해볼 수 있네요
'관망하는 중재자' 수준에서 미국은 딱히 한-일 갈등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지 않죠
[미국은 한국에게 돌아오라고 달래기보다는]의 과정이 지금 진행 중임을 알 수 있어요
최종적으로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거액의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한국이 이를 거부하거나 망설이면 그것을 빌미로 손을 떼려고 한다고 봅니다
제2의 애치슨 라인이 그어졌거나, 그어지고 있는 중이겠네요
그런데, 정말로 주한미군이 철수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근거는 이어서 나옵니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이젠 더 이상 미-소 냉전시대처럼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거리 무기체계의 비약적 발전으로 인해, 선과 선을 연결하던 냉전시대의 방어개념은 이제 사라졌다.
p.23
이제는 상륙작전을 통해 보병을 내려놓고 탱크를 이용해 밀고 올라가던 시대가 아니죠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땅을 점령하려면 결국 보병이 밀고 올라가야 하는 것은 여전히 맞지만, 현대에는 그런 식의 전쟁이 일어날 일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IS 박멸 작전처럼 아예 뿌리를 뽑을 작정이 아니라면 말이죠
만약에 미국이 북한, 중국,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게 된다고 해도 항공모함과 폭격기를 이용해 폭격을 하거나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활용한 핵미사일 발사 같은 원거리 공격을 퍼부을 것입니다
무리하게 사상자를 내 가며 지상군을 투입하려 하지 않겠죠
극동의 위치에서 지상군과 물자를 투입할 부두로서의 한국의 가치가 이제는 덜해졌다고 봅니다
즉, 굳이 한국민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미군의 목숨을 담보로 한반도에 주둔해 지키고 있을 만한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셰일가스 혁명으로 에너지 자립에도 성공한 미국은 이제 더 이상 전통적인 '세계의 경찰'역할을 수행하려 하지 않는데요
자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굳이 천문학적 국방비에 한국 방위비를 더 보탤 필요는 없겠죠
그 최초의 시작은 노무현 정부에 의해 제기된 이른바 '동북아 균형자론'이었다.
한국이 동맹국인 미국과 그 가상적국인 중국을 같은 선상에 놓고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겠다는 발상에 대해 미국 정부는 경악했다.
p.26
우리나라는 미국-일본에는 늘 강경하고, 중국에는 설설 기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 때에도, 대통령을 수행한 기자단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두들겨 맞고 와도 제대로 항의 한번 하지 못했죠
물론 우리나라와 중국 사이에 막대한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주권국가로서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진영에 속해 있는 국가로서 우리는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중국을 대했어야 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오랫동안 중국의 속국이었다."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나네요
아마도 그 말의 참 뜻은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니 네가 이래라저래라 할 생각 하지 마라'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미국-일본과 협상에서는 절대로 지지 않으려고 악을 쓰면서 미국의 적인 중국에는 설설 기는 모습
이건 노무현 시대 ‘동북아 균형자’를 넘어 이미 중국에게로 더 기울어져 있음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인시켜 주었다고 봅니다
시진핑 주석의 말이 그 생각에 확신을 얹어 주었겠네요
한국이 이미 중국 쪽으로 많이 기울어 있고 통일이 되고 나면 중국의 영향권에 귀속하리라는 미국 조야의 일반적 시각은 누구의 모함도 오해도 아니고 우리 스스로 자초한 면이 많다.
(중략)
그런 미국이 장차 한국과 일본 중 택일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게 된다면 어느 나라를 선택할 것인지는 자명하다. 또한 그런 미국이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재무장을 지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미국에게 있어 일본은 변함없는 동맹국이자 영원한 아군이고, 한국은 언제 보따리 싸고 중국 진영으로 떠날지 모르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p.29
제가 이 책을 읽을 당시에만 해도, [그런 미국이 장차 한국과 일본 중 택일이 불가피한 상황을 맞게 된다면] 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는데요
안타깝게도 지금 그 상황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보다 더 강력하고, 더 친밀한 일본의 편을 들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북한, 중국 편으로 돌아서버린 한국은 과감히 버리고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의 거점을 일본으로 삼아 일본 열도의 무장을 돕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도 더 부합할 것입니다
물론 우리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겠네요
무작정 일본을 향해 죽창을 들고 반일, 일본 불매를 외치면 좋을 줄 알았겠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이 일본을 더 이롭게 하고 있었습니다
한미동맹은 상호적인 것이다. 미국이 한국에 대해 군사지원을 하는 만큼 한국도 상호주의에 따라 미국을 지원하는 것이 동맹국으로서의 마땅한 의무다.
p30
정말로 제가 주장하고 싶은 바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나치리만큼 이기적인 것 같아요
인터넷 댓글 등을 살펴보면
사드는 미국 방어용이니 반대한다
지소미아는 미국과 일본을 위한 것 아니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라니, 결국 미국 따까리 짓 하겠다는 것이냐
같은 반응이 많음을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사드, 지소미아,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물론 미국과 일본만을 위한 것도 아니지만 설령 그렇다고 해도, 동맹국이고 우호국인데 그것이 그렇게 반대할 일인가요?
동맹이 상호적이라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친구 사이에도 조금도 손해보지 않고 자기 혼자만 좋으려고 하면 결국 모두 떠나는 법입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일도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미국에 받는 게 있는 만큼 우리도 미국에게 되돌려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정부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거절할 명분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미국은 우리의 동맹국이니 우리도 당연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멋지게 말하며 파병하면 안 될 일인가요?
그게 그렇게 아깝고, 속 뒤집어질 일인지 저는 정말로 궁금합니다
250페이지가량 되는 책의 30페이지 남짓 살펴보았습니다
목차를 보면 아시다시피 이후로도 한중관계, 북한 핵문제, 동북아 상황에 관해 많은 이야기들이 더 남아 있습니다
대미 외교와 북핵문제 전문가인 저자의 날카로운 통찰을 볼 수 있는, 지금 시대에 꼭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되기에 추천해 드립니다
아참, 가격은 14,000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