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 바람의 노래
처음 이 노래를 알게 된 건 사실 복면가왕에서 손승연님이 부른 것을 듣고 알게 되었다. 운전하면서 몇 번 들으면서 "가사가 참 좋구나"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조용필 선생님의 곡이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grwEO2ChpKk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qhGqqIWo7Sk
바람의 노래
작곡 : 김정욱
작사 : 김순곤
살면서 듣게 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
세월 가면 그때는 알게 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후렴 A)
나를 떠난 사람들과
만나게 될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후렴 B)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후렴 C)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아야 해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A) -> (B)
(C) -> (C)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무려 1997년 발매된 곡이었다. 작사를 하신 김순곤 선생님도 내가 몰라서 그렇지 너무도 유명한 분이셨다. 조용필 선생님과도 아주 오랜 시간 함께 작업을 하고, 수많은 명곡의 작사를 담당하셨던 그런 분이셨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운전하며 '복면가왕 레전드'라는 키워드로 검색된 곡들을 즐겨 듣는데, 그중 가사가 따뜻하고 울림이 있는 부분이 있어 반복해서 듣게 되다가 조용필 선생님의 원곡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제목부터가 '바람의 노래'지만 바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는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다. 노래에서 주장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다'는 다짐이 '바람(wind)'과 같이 흘러가길 바라는 것인지, 다짐이 이뤄지길 바란다(hope)는 것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무엇이라도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노래를 반복해서 듣다 보니 서두의 질문에 대해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답을 하고 있었다.
Q1: "세월 가면 그때는 알게 될까? 꽃이 지는 이유를"
A1 : 그걸 알면, 내가 출근을 하고 있을까?,
A2 : 죽을 때쯤이면 그걸 알 수 있을까?
A3 : 창조주 외에는 알 수 없는 것을 (일부러) 물어본 것은 아닐까?
Q2: "스쳐가는 인연과 그리움은 어느 곳으로 가는가?"
A1: 불현듯 떠오르는 첫사ㄹㅏㅇ...
A2: 죽기 전에 떠오르는 질문들이려나?
많이 반복해서 듣다 보니, 후렴 B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자문했던 것처럼 들린다.
"나의 작은 지혜로는 알 수가 없네, 내가 아는 건 살아가는 방법뿐이야"
주로 출퇴근하면서 들었기 때문에, '살아가는 방법뿐'이라는 부분이 나의 반복되는 일상을 말해주는 것 같아 공감이 되는 한편, 언제까지 반복될까?라는 막연함도 들었다.
그리고 사실 이 곡으로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이 부분 때문이었다.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아야 해"
사실 흔하디 흔한 말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많이 들었다고 '깨달은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나도 여전히 얼마 되지 않은 삶에서 깨달아가고 있는 사실이고, 다양한 문제 상황과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할 때마다 매번 새로이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에는 때마다 돌아오는 시험들이 그랬고, 수험생 시절에는 수능 시험이, 대학 진학 후에는 졸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 앞에서, 대학원 진학 후에는 또 졸업과 진로 앞에서, 그리고 취직을 준비하며 경험한 수많은 실패의 순간들 속에서 나는 때마다 불안하고 두렵고 힘들어했던 것 같다. 대충 따져봐도 20년 이상의 시간들을 나는 보통의 생애주기의 주요 변곡점들 앞에서 그 순간을 향유하지 못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 망각의 축복으로 잊어버려서 쉽게 여기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 모든 어려운 순간들을 지나온 지금, 그때를 돌아보면, 그리 큰 일들도 아니었던 것 같다. 조금 늦어질 수도 있었고, 실패해서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고, 크고 작은 성취로 다음 단계로 넘어간 순간들도 있었을 뿐 그 어떠한 것도 '나'의 생명을 앗아갈 정도의 위험한, 혹은 엄청난 일들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이를 바꿔 말하면, 앞으로 펼쳐질 나의 미래에 대한 나의 삶의 태도를 결정해볼 수 있을 것 같다.
1) (지나온 일들처럼) 여전히 당면한 문제 앞에서 '불안하고 두렵고 힘들어' 할 것인가?
2) (전지적 작가의 시점에서, 별일 아닌 것처럼) 힘들 수는 있겠지만 지금의 순간을 누릴 것인가?
노래에서도 답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제 그 해답이 사랑이라면, 나는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겠네"
너무 동화 같은 이야기라도 말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사랑'하는 것만큼 소중한 것이 있을까? 나의 가족, 친구, 동료들, 그리고 나의 일과 사명, 그리고 함께 이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 그리고 미래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연과 환경들...
그 시절의 다양한 시대정신 중 하나를 비춰주는 것 같기도 하면서,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교과서 같은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도 없지는 않았지만, 어느 하나 틀린 말 없이 살면서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해 곰곰이 돌아보게 해 준 시간이었다.
막상 너무도 유명한 노래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나의 관점으로 가사를 톺아보는 것이 쉽게 되지 않아,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부터 마무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럼에도 세상에 공개된 노래는 '듣는 사람의 몫'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기에, 부족하지만 이렇게나마 글을 마무리 지었다.
* 듣는 이의 자유분방한 해석으로, 원작자의 의도 및 다수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grwEO2ChpKk
- https://www.youtube.com/watch?v=qhGqqIWo7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