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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f Dobby Jul 14. 2015

접시에 담아내는 정성과 마음

이딸랴의 리스또란떼 발렌티네에서 일할 때

메뉴에 바닷가재 접시가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 바닷가재를 삶고

그 삶은 바닷가재를 진공 포장하는 것이 도비가 해야 할 일들 중의 하나였다.


바닷가재는 생물로 오는지라 무척이나 신선해서

꽁꽁 묽어서 내게로 온다.

그 바닷가재를 기절시키고 끓는 물에 삶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처음에 바닷가재를 삶으라기에

기절만 시키고 바로 끓는 물에 넣으려고 했다.

셰프가 기겁을 한다

미쳤냐고 맹물에 삶을 거냐고?


그 때는 유난을 떤다고 생각했다.

끓는 물에 꼴랑 2분 삶을 건데 맹물에 삶으면 되지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다.


타임 3~5, 파슬리 3~5, 마늘 1, 월계수 잎 1, 오렌지 1, 레몬 1, 지네프로 2

바닷가재 삶는 물의 레시피다.


그 때는 투덜거렸지만 이제는 도비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요리사의 마음을...


재료가 가지는 최상의 맛을 구현하고

그 재료를 접시에 담아 손님에게 내기 위해

요리사는 주방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본다.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몇 시간씩 뜨거운 불 앞에 서서 육수의 거품을 걷어내고

팔이 저려도 끊임없이 냄비 속 주걱을  젓기도한다.


그런 보이지 않는 정성들을 모아

요리사는 접시에  재료뿐만 아니라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다.


접.시.에.담.아.내.는.정.성.과.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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