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딸랴의 리스또란떼 발렌티네에서 일할 때
메뉴에 바닷가재 접시가 있어서
일주일에 한번 바닷가재를 삶고
그 삶은 바닷가재를 진공 포장하는 것이 도비가 해야 할 일들 중의 하나였다.
바닷가재는 생물로 오는지라 무척이나 신선해서
꽁꽁 묽어서 내게로 온다.
그 바닷가재를 기절시키고 끓는 물에 삶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처음에 바닷가재를 삶으라기에
기절만 시키고 바로 끓는 물에 넣으려고 했다.
셰프가 기겁을 한다
미쳤냐고 맹물에 삶을 거냐고?
그 때는 유난을 떤다고 생각했다.
끓는 물에 꼴랑 2분 삶을 건데 맹물에 삶으면 되지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다.
타임 3~5, 파슬리 3~5, 마늘 1, 월계수 잎 1, 오렌지 1, 레몬 1, 지네프로 2
바닷가재 삶는 물의 레시피다.
그 때는 투덜거렸지만 이제는 도비도 조금은 알 것 같다.
요리사의 마음을...
재료가 가지는 최상의 맛을 구현하고
그 재료를 접시에 담아 손님에게 내기 위해
요리사는 주방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본다.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몇 시간씩 뜨거운 불 앞에 서서 육수의 거품을 걷어내고
팔이 저려도 끊임없이 냄비 속 주걱을 젓기도한다.
그런 보이지 않는 정성들을 모아
요리사는 접시에 재료뿐만 아니라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다.
접.시.에.담.아.내.는.정.성.과.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