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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f Dobby Oct 06. 2015

조선왕조 최대 비극, 사도

점빵 쉬는 날

딸내미를 애비랑 영화 보러 가자고 꼬드겨서

늦은 밤 영화 사도를 보러 갔다.


영조의 아들

정조의 아버지


정현세자보다는 우리 역사에 사도세자로 각인된

비운의 세자 사도


생모인 영변이 씨는 아비인 영조에게

아들을 죽여달라고 청하고

사도세자는 자신의 동생인 화완옹주에게 칼을 겨누고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는 세손인 아들인 영조를 지켜내기 위해

남편의 죽음을 애써 외면한다.

그리고

아비인 영조는 아들을 뒤주에 가두고 굶겨 죽인다.

현대판 막장드라마도 그 스케일을 따라갈 수 없는 막장 중의 막장 드라마다.

그러나 실제로 벌어진 일이고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사실이다.


125분의 러닝타임

그저 뒤주 속에서 처절하게 죽어간 사도세자의 이야기로만 본다면

충분히 지루할 수도 있는 영화다.


하지만 조금만 역사에 대한 지식을 알고 본다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영화다.

특히 유아인이라는 좋은 배우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무수리의 아들로 태어나 이복형인 경종의 급작스런 죽음으로 왕위를 계승한

영종은 출신성분과 경종암살의 의심을 받았기에

병적으로 예법을 중시하고 학문에 치중한 왕이었다.


그런 엄한 아버지의 그늘에서

사도세자는 정신적인 질환이 있었음을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사람을 두려워하는 경패증

천둥번개를 무서워하는 뇌벽증

의복을 벗어버리는 의대증


조선은 왕권과 신권이 서로 견제하며 국가를 유지하던 나라다.

혹자는 절대왕권의 시대라고도 하고

혹자는 신권이 왕권을 압도하는 국가라고도 한다.

어느 의견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조선의 국왕은 일거수일투족을 끊임없이 견제와 감시당하고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학습과 경연을 해야 했던

피곤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자리였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영정조 시대는

노론과 소론, 당파싸움의 절정기이기도 하다.


노론의 힘으로 왕위에 오른 영조가

세자를 앞에 내 세워 대리청정을 해 보지만

세자는 소론에 기울고

그에 불안을 느낀 노론의 영조에 대한 압박...


모르겠다.

정신질환을 앓던 세자이기 때문에 아비가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인지

노론과 소론의 당파싸움의 희생양인지

확실한 것은 불운한 세자였고

조선 최대의 비극적인 사건은 맞다는  것뿐이다.


창경궁 선인문 안뜰에서

아비에 의해 뒤주에 갇혀 처절하게 죽어간

이준익 감독의 시선으로 풀어 낸 사도세자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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