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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의 이자까야 Feb 23. 2019

스타트업 마케팅, 과연 맨땅에 헤딩일까?

30년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내가 '마케팅'이라는 업에 종사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기실 업무의 네이밍이야 회사가 정하든 내가 정하든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내가 하는 업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마케팅'이라니. 공대를 졸업하고 첫 직무가 엔지니어였던 것을 감안하면 꽤나 파격적이다. 이런 내가 마케팅 관련 매거진을 쓰는 이유는 바야흐로 데이터의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데이터는 기록이며 흔적이다. 우리가 데이터를 중시하는 이유는 기록과 흔적을 토대로 미래를 계획하고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 자신 또는 내가 몸 담고 있는 회사의 현 상태를 가장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현재 내가 생각하는 스타트업 마케팅은 바로 이 관점(데이터 기반)에서 출발한다.

맨땅에 헤딩 이어도 헬맷은 주실 거죠..?

흔히 말하길 스타트업에서의 일들은 맨땅에 헤딩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스타트업은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고 알려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스타트업의 마케팅 업무도 마찬가지이다. 


스타트업의 규모와 시리즈마다 다를 수 있지만, 초기 스타트업이 당장 서비스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보자. 구글이든 페이스북이든 유튜브든 보도자료든 무엇이든 일단 해봐야 한다. 내가 어떤 채널에 어떤 광고/홍보를 하는 것이 가장 잘하는 마케팅이라는 근거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무작정 시도하고(상식의 선은 존재한다) 얼마간의 예산이든 일단 태워봐야 한다. 그래야 다음 마케팅에서 이전보다 뭐라도 나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는 판단 근거(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타트업 마케팅이 '맨땅에 헤딩'이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무작정 머리를 박는 게 아니라 과거에 내가 어떤 땅에 헤딩을 했는지 알아야 다음번에 헤딩할 땅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콘크리트 바닥에 머리를 박아서 아프고 피가 났다면, 다음번엔 덜 아파 보이는 대리석 바닥 또는 논밭에 헤딩을 해 보는 거다. 그래야 처음에 헤딩한 콘크리트가 진짜 아팠던 건지, 아니면 참을만했던 건지 또는 셋 다 아니라서 헤딩할 만한 새로운 땅을 찾아야 할지 판단이 서기 때문이다.

현재 내가 느끼는 스타트업 마케팅은 시도의 연속이다. 그러나 그 시도들을 낱낱이 해부해 모조리 기록해 놓아야 한다. 앞서 말했듯 그래야 다음번에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마케팅 무작정 따라 하기' 매거진을 시작한 것도 위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나의 기록이 더 나은 '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귀중한 데이터가 되기 때문이다.


이 매거진의 목적은 스타트업 마케터로서 현재 내가 진행하고 있는 앱 마케팅에 대해 최대한 자세히 기록할 것이다. 구글 UAC,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캠페인 운영, 블로그 콘텐츠 마케팅, GA / 파이어베이스 등의 분석 툴 등도 다룰 것이다.


나의 세세한 기록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내 글을 본 마케팅 전문가 분들의 조언, 피드백도 듣고 토론도 하고 싶다. 단순한 글이지만 나 스스로에게는 소중하고 유의미한 데이터가 되면서, 더 나아가 외부 세상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어떠한 접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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