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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의 이자까야 Feb 10. 2020

스타트업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스타트업 세계는 냉혹하다. 스타트업은 태생적으로 계속 성장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제보다, 작년보다 더 성장하지 못하는 회사라면 개인에게는 2가지 선택만이 남을 뿐이다. 함께 좀비가 될 것이냐, 당장 뛰쳐나갈 것이냐.


그런데 회사가 개인을 바라보는 관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회사는 계속 성장하는데 개인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면? 일개 조직원인 내가 생각해도 회사에게는 단 하나의 선택만이 남을 것 같다.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살아남는다는 것, 정확히는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살아남는 것은 어렵다. 특히나 성장욕구와 열정은 가득한데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하는 불안이 항상 따라다니는 것 같다.


나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 살아남는 걸 넘어서서 즐겁게 '살아가고'있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배워가고 있다. 지금 시점, 스스로 생각하는 스타트업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들은 아래와 같다.




1. 항공 뷰로 보기

지도 앱으로 길을 찾을 때 '내 위치 보기'를 누른 후 화면의 점과 화살표만 보며 이동할 때가 있다. 그러면 고민 없이 화면에 표시된 것만 보고 따라 걷기만 하면 된다. 웃긴 건 가끔 '내 위치 보기'처럼 일하고 있다고 문득 느껴질 때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 고민 없이 타성에 젖어 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간다.

비행기에서 나를 내려다보자

때문에 의식적으로라도 '항공뷰'로 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내가 지금 하는 일이 회사의 어디를 찔러서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건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이 일 말고 더 나은 일이 있는지, 사실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닌데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또 회사 관점이 아닌 직군 관점에서도 내 위치를 계속 파악할 필요가 있다. 같은 연차의 같은 직군 사람들은 어떤 실력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다면 새로운 성장 자극제도 되고 의지도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세미나, 책, 스터디 등 회사에 국한되지 않는 그 어떤 모임도 실보다는 득이 컸던 것 같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으려면 눈을 감고 비행기를 타보자. 내 위치가 어디쯤인지 확인하려는 노력을 시작해보자.




2. 수면 위로 머리가 보이는 사람

스타트업에서 잘 살아남는 사람들의 특징 2번째는 주도성이다. 내가 생각하는 주도성은 항상 수면 위로 머리가 보이는 사람이다. 많은 스타트업이 그렇듯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인사, 조직문화 업무를 함께해야 하는 마케팅 직군, 세금계산서 발행하는 영업직군, 하루의 반을 CS 처리하는데 쓰는 기획 직군 등. 


그러나 같은 업무가 주어지더라도 누군가는 많은 일에 허덕이기만 한다. 그렇다고 더 나은 업무 방식을 제시한다거나 그 이상의 리소스를 쏟지 않는다. 그들의 업무는 수면 위로 보이지 않는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그 많은 일들을 다 처리하고 메인 잡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항상 수면 위로 머리가 떠 있다. 같은 상황에서도 그들은 수면 아래에서 더 크고 힘찬 발길질을 꾸준히 했기 때문이다. 업무를 치고 나간다는 느낌이 그들에게는 강력하게 든다. 자연스레 그들에게는 신뢰가 쌓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




3. 스펀지 같은 사람

스펀지 같은 사람이 있다. 무엇이든 흡수하고 학습하려는 사람들. 업무 구분 관계없이 회사 도메인 지식이나 업계 동향과 같은 정보들을 궁금해하고 질문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또 오버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


작은 스타트업은 대개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탑다운이 아닌 만큼 자유롭고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실제 업무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오버 커뮤니케이션의 유무에 따라 새로운 업무가 구체적으로 정립될 수도 있고, 시간낭비에 불과한 회의가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흡수력과 오버 커뮤니케이션은 자연스레 개인의 성장과 연결된다.

흔히 개인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하지만, 개인의 성장 기울기는 회사의 그것보다 더 가파른 것이 좋은 것 같다. 개인의 성장 속도가 회사의 성장 속도를 따라잡는 순간부터 개인에게는 2가지 선택이 주어진다. 내 가속력으로 회사의 성장 속도를 더 가파르게 만들던가, 더 크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회사로 이직하던가.


적어도 개인은 지금 회사의 가속도보다는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나름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며, 여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무엇이든 흡수하고야 마는 스펀지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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