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달라도 너무 다른 스타트업 일잘러의 길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연봉, 복지, 조직문화 등 많은 면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제 대기업을 떠나 스타트업에 입사한 지 3개월쯤 되었다.
이런 내가 생각하는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일 잘하는 기준이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적어도 내가 다녔던 대기업에서는 '주어진 일을 일정에 맞춰서 효율적으로 하는 것' 쯤이 일을 잘한다는 정의였다. 이는 선생님이 내주는 숙제만 잘하면 칭찬을 받았던, 학창 시절의 나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일을 잘할 자신이 있었고 더러 잘한다고 칭찬을 받았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일을 잘한다'라는 정의가 너무 달랐다. 아니, 우선 '일'이 무엇인지부터 정의 내려야 했다.
학창 시절과 전 직장에서는, 지식이 많거나 경험이 많은 제삼자가 나에게 일을 주었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내가 '일'을 찾고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회사가 성과를 잘 내지 못하는 문제점을 파악해 나열하는 것이 첫 번째이고, 그중 우선순위를 정해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 두 번째이다. 나는 스타트업에서 이러한 프로세스를 '일'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이 일을 '잘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 답은 자기 객관화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님은 내게 말했다.
"우리는 팀으로 일하기 때문에 각자의 일을 기한에 맞추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데 기한에 맞추기 위해 많은 일들을 평균 수준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되면 어느 순간 우리는 관성에 의해 일을 하게 되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퀄리티를 낼 수 있으면서 기한을 맞춰야 해요.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오지 못할 것 같다면 중간에 손 들고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맞습니다."
솔직히 조금 찔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맡은 업무를 약속한 기한 내에 하기만 하면 된다는, 관성에 사로잡혀가는 중이었던 것 같다. 대표님이 말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퀄리티'는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만 알 수 있는 기준이다.
당신은 지금 당신이 한 업무의 결과물에 스스로 만족할만한 퀄리티를 보장하는가?
내가 한 결과물에 대해서는 내 이름 석자가 바코드처럼 찍혀 나온다는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 적어도 이게 내가 생각하는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에서 일을 잘한다는 정의이다.
여기서 과장 좀 보태면 내 행동, 말투 하나하나에 'made by 나'라는 스티커가 붙여 나온다고 생각하면, 내 인생도 조금 더 나 답게, 잘 살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