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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파노 Dec 16. 2023

‘나쁜 악마’ 같은
자리공 뿌리(현륙, 莧陸)

주역에 나오는 동물, 식물 그리고 무생물 18

주역(43-5)에 현륙(莧陸)이라는 

식물이 있다. 

현(莧)은 ‘자리공’이란 식물이다.

      

자리공은 사전, 인터넷 등을 살펴보면 

우리가 한 번쯤 보았을 

주변에서 흔히 자라는 식물이다.

자리공이란 이름은 나에겐 생소하지만.     


특히 자리공 뿌리는 

더덕이나 인삼과 모양이 비슷하여 

뿌리만 보고 잘못 채취하여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뿌리의 독성으로 인하여 

설사, 복통, 구토, 호흡곤란 등 

다양한 증세를 겪는다.     


독성을 잘 법제하여 먹으면 

이뇨제, 부기 완화, 식중독의 해독 약풀 등 

좋은 쓰임새도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독초인 것만은 확실하다.      

자료: 네이버


주역 43-5에서는 

구오씨는 자리공을 명쾌하게 나누어 갈라 

이쪽저쪽 치우치지 않고 

가운데를 지키어 행동하면 

허물이 없군요.

[구오(九五현륙(莧陸쾌쾌(夬夬

중행(中行무구(无咎)]”라고 한다.

      

43괘의 구오는 최고 권력자이다.

구오는 위에 태후인 여성 상육이 있다.

구오는 태후의 강력한 입김으로 

권력을 독자적으로 소신껏 행사치 못하고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주역은 그런 구오에게 

‘중행(中行)을 하면 허물이 없다.’라고 한다.     


중행(中行)은 말 그대로 

이쪽저쪽 치우치지 않고 가운데에서 

올바르게 행동하라는 뜻이다.      


구오는 최고 권력자답게 백성들을 위하여 

중행(中行)으로 올바르게 처신해야 하지만 

태후인 상육의 눈치를 보느라 

명쾌하게 결정하지 않고 

그녀의 손에 질질 끌려다닌다.

      

주역은 그런 구오에게 

자리공 뿌리를 명쾌하게 나누고 갈라서 

뿌리째 완전히 제거하듯 

분별력 있게 결정하라는 뜻이다.     


왜 그럴까? 

자리공 뿌리는 더덕이나 인삼으로 오인해서 

잘못 먹으면 독성으로 

고초를 겪는다.      


그렇지 않게 애초부터 오인해서 먹지 않도록 

자리공을 뿌리째 뽑아 

싹을 없애야 하기 때문이다.     


자리공은 상육을 은유해서 말하고 있다. 

상육(태후)은 권력자를 도와 

좋은 방향으로 간섭한다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운다.     


그러나 태후는 멀리 보지 않고 

자신의 기쁨이 있는 쪽으로만 

권력을 행사케 한다.     


그러므로 구오는 상육을 유폐시키는 등 

과단성 있게 처리하라는 뜻이다.      


자리공을 인터넷 등에서 찾다 보면

자리공 뿌리를 상육(上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역 43괘의 기뻐 날뛰기만을 좋아하는 

모후 상육(上六)을 떠올리며

‘없애야 할 뿌리’인 

상육(上陸)이라 하지 않았을까?

(나만의 추측이다.)     


여하튼 자리공 뿌리는 

선한 약재(더덕, 인삼)를 가장하여

악독한 독약을 삼키게 하는

‘나쁜 악마’ 같은 존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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