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일
epi 1. 교사의 눈 1
교사의 눈 1
청소년 기계과학탐구대회가 있었다.
과학상자를 이용한 대회라 흥미가 생겨 지도교사를 해보겠다고 자청했었다.
3월엔 의욕적이었다.
주변에 과학상자로 전국대회에서 상을 받은 경험이 있는 동생이 있었으니
그 동생에게 소스를 좀 얻을까 싶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정작 대회날이 다 되어도 아이에게 맡길 뿐 제대로 하지 못했다.. 아니 않았다...
그 아이는 우리 학교 3학년이다.
형들을 제치고 교내 대회에서 금상을 받았지만
사실 그리 완성적인 작품을 만들지는 못해
내 마음속 한 구석에
그저
참가하는데 의의를 둬야겠구먼
하는
지레
포기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버렸다.
고백하자면...
귀찮았다.
시간은 흘러 대회 당일.
아이와 함께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학교에서 만나기로 했다.
너무 어려서 과학상자를 들고 다닐 완력이 부족해 할머니가 일을 나가시면서 일찍 데려다 주셨다면서
학교 현관에 홀로 앉아 있었다.
물어보니 실내화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한다.
차를 돌려 집으로 향했다.
그 아이의 안내에 따라 집 근처에 주차를 하고 기다렸다.
아이의 집은 전에 가르쳤던 아이의 으리으리한 대궐 같은 집 바로 옆이었다.
'집은 그럭저럭 사나 보구나.'
대회는 오전에 미션데로 만들고
오후에 미션 수행을 하는 순서로 이루어졌다.
아이를 대회장에 들여보내고 3시간 정도가 흐른 뒤 부랴부랴 다시 대회장으로 향했다.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대회장을 빠져났으며
강당 안에는 다섯 손가락의 아이들만 남아있었다.
분명 대회 시간이 지났을 텐데...?
심사위원들의 말에 의하면 앞으로 10분만 더 있으면 시간 초과로 실격이라 했다.
그래도 그 아이는 실격되기 전 마지막 2번째로 밖으로 나왔다.
"어땠니?"
"조금.. 어려웠어요."
"조금 어려웠어? 많이 어려운 게 아니고? 잘했네."
라는 농담을 주고받으면 운동장 벤치에 걸터앉아 아이가 싸온 삼각김밥을 점심으로 먹었다.
"기어뭉치를 2개 사용해야 하는데 1개만 써서 실격이래요..."
"그래? 아쉬웠겠다. 많이 어려웠던 모양이네."
'이대로 대회장에 다시 안 들어가려나?'
"거긴 거의 4~6학년 형들만 있었어요. 3학년은 저 하나예요."
"대단하구나. 형들도 어려워했을 텐데 그만큼 한건 잘한 거야. 다음에 또 도전해 볼래?"